박현석 학우(미디어콘텐츠과 1)
나는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에 반대한다. 요즘 우리 세대가 역사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의 자율적인 선택권 없이 한국사를 수능 수과목으로 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먼저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은 학생들에게 굉장히 큰 부담이 된다. 학생들이 한국사를 기피하게 된 원인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사는 외워야 할 내용이 많기도 하고 시험 문제도 까다롭기 때문에 공들여 공부한 것에 비해 점수받기가 어려운 과목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역 입시생이나 재수생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돼야 할 수능인데 기존에 한국사를 공부하지 않아도 됐던 재수생들에겐 굉장히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
반대로 정부가 수시를 확대하고 고졸 취업을 장려하는 상황에서 한국사를 수능 필수 목으로 지정한다는 것은 대학 진학을 원치 않는 학생들에게는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입시위주의 암기식 교육이 과연 역사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나도 우리 세대가 역사에 대해 많이 공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입시를 위한 공부과정을 거쳐 대학에 온 사람이라면 다 공감할 것이다. 입시를 위해 공부했던 내용이 머리에 오래 남아있지 않는다는 것을. 역사의식 고취라는 좋은 취지를 성공적으로 수행하
기 위해서는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할 것이 아니라 한국사 수업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예능 프로에서 다룬 역사 이야기에 재미있어 하고 감명 받고 오랫동안 기억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예능이나 교과서나 어쨌든 똑같은 이야기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이렇게도 반응이 다른 것을 보면, 암기해서 시험을 봐야지만 역사의식을 높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수수께끼처럼 묻는 말에 정답을 잘 말하는 사람이 역사의식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를 이해하고 과거에 있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역사를 꼭 알아야 한다면 수능 시험을 위한 과목으로 지정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흥미롭게 역사를 배울 수 있는 더 좋은 교육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