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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만든 각박한 세상인가

등록일 2018년05월24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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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말한다. “세상이 참 각박해각박(刻薄)이란 무엇일까? 각박하다는 것은 인정이 없고 삭막하다’, ‘돈 따위를 지나치게 아껴 넉넉하지 않다등을 뜻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 이렇게 각박해진 것일까?

조심스레 그 시기를 이야기하자면, IMF 경제 위기 사건 이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나라가 가진 외환이 너무나 부족해 국제 통화 기금(IMF)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을 때, 국민들은 자신의 의무는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금 모으기 운동을 함께했다. 그들은 과연 여유가 있었기에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일까?

지난 11,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외환위기 발생 20주년을 맞아 대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한국경제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묻자 10명 중 6명에 달하는 설문자가 20년 전 IMF 외환위기를 뽑았다. 이처럼 모두가 힘들었기에 국민은 스스로 국가 위기에 힘을 보탰고 이겨냈다. 그러나 국민에게 돌아온 것은 더욱 야박하고 힘든 사회. 그뿐이었다.

다시 부흥하는 경제 상황에 맞춰 정부의 세금은 올라가고, 기업이 이익 창출에 집중하는 현상은 심화되었다. 결국 이는 물가 상승률의 가파른 증가로 이어졌지만, 임금 상승률은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 결국, 국민은 매달 벌어도 세금, 생활비 등으로 다시금 텅텅 비어버리는 통장에 쉴 틈 없이 뛰어다녔다. 마음의 여유가 더욱 사라지니 사람 사이의 정조차 잊어 이웃집엔 누가 사는지, 어떤 사람인지조차 궁금해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그 시절 파동이 현재까지 이어지며, 요즈음 사람들도 잠깐의 여유조차 망설인다. 바쁜 일상 속, 가끔은 음악을 들으려다가도 음원 가격 3배 인상으로 망설이고, 오늘에 지쳐 택시 한 번 타볼까?’ 하다가도 부담스러운 요금과 카카오택시 부분 유료화에 멈칫한다.

세상이 국민에게 등을 돌렸을 때부터, 그들은 더 이상 본인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쉴 틈을 갖지 않는 것에 익숙해졌다. 시간이 흘러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세상은 더욱 각박했고, 우리는 이러한 삶에 지쳐있었다.

지금의 각박함은 국민들 스스로가 마음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는 본인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잊고, 마음도 닫은 채 그저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다는 증거지만, 아무리 체력 좋은 장정도 매일같이 쉬지 않고 달리면 쓰러진다. 지쳐 쓰러져 더 이상 일어날 수 없기 전에 잠시 달리기는 멈추고 본인의 삶을 되돌아보길 바란다. ‘내 옆에 서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주위의 풍경은 어떻게 생겼는지바라보며 여유를 되찾자. 세상이 넉넉함을 되찾을 때까지 기다리지만 말고, 지금은 스스로 삶을 환기해야 할 때다.


최아림 기자 carrier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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