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에서 배운 중국의 문화
우리는 비행기에서 내린 후 다시 차로 2시간을 달려 밤이 다 돼서야 중국 북부 지방인 하얼
빈의 숙소에 도착했다.
오랫동안 이동했기 때문에 바로 호텔에 짐을 놓고 중국에서의 첫 식사를 하기 위해 주변 식당으로 향했다. 중국의 식탁은 가운데 차려진 음식들을 각자 덜어먹는 음식 문화를 반영한 모양인지 둥근 모양을 띄고 있다. 원형 식탁에 음식들이 가득 차려지고 드디어 중국 음식을 먹어보게 됐지만, 자극적인 맛이 맞지 않아 먹기가 힘들었다. 피곤에 절어 처음 중국에 도착한 나는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다.
다음 날은 흑룡강 관광기술대학에서 첫 수업을 받았다. 초급 입문 반에 배정된 나는 중국어의 기본이 되는 성조 발음을 배웠다. 4시간 동안 이어진 수업이 힘들기도 했지만, 노래하듯
소리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것이 재밌기도 했다. 또한 현지에서 원어민 선생님께 중국어를 배우니 확실한 발음을 배울 수 있었다. 회화와 듣기도 꾸준히 배우다보니 한 달이 지났을 때는 짧은 문장을 구사할 수 있었고, 시장에서 장도 볼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 어학연수뿐만 아니라 관광도 했다. 성 소피아 성당과 중앙대가(中央大街), 야시장
은 무척 이색적이고 즐거운 장소였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백두산과 731부대 사적지였다. 민족의 영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름답고 웅장한 장관을 가진 백두산이지만, 중국을 통해서만 올 수 있고 장백산(長白山)이라는 중국식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마음 아팠다. 731부대 사적지에서는 일제 강점기 인체 실험 대상이 돼 잔인하게 죽어갔던 무고한 중국인, 러시아인, 한국인들의 원한이 느껴지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까웠다.
이번 어학연수를 받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느낀 점은 언어의 중요성이다. 중국어를 조금이나
마 미리 배웠던 친구들은 회화 위주로 공부하며 실력을 쌓은 반면,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가서 적극적으로 중국 생활을 하지 못해 아쉬웠다. 그래도 한 달 동안 열심히 배웠던 것을 한국에서도 이어서 공부하고 자격증을 준비하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김은진 학우(색채디자인과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