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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 아닌 ‘직업’을 선택하라 - 신준섭 동문(식품영양과 99학번)

등록일 2018년09월12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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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마다의 부푼 꿈을 안은 채 창업에 뛰어들고 있는 사람이 많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 하더라도 창업에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간 큰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자신의 가게, 제품을 원해 시작한 창업으로 억대 연봉이 부럽지 않게 성공한 동문이 있다. 개업 8년째, 용인 수지에서 성공적으로 베이커리 디어필립을 운영 중인 신준섭 동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우선 식품영양과를 선택한 계기에 관해 물었다
.


식품영양과에 들어오기 전에 제과·제빵을 배웠었어요. 거기선 기술적인 면만 배웠어요. ‘왜 그럴까하는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아서 더 깊이 탐구하고 싶은 목마름이 생겼습니다. 과학적으로 깊이를 더하기 위해 식영과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깊이 탐구하고 싶었던 만큼
, 식영과에서 배운 많은 것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때 배운 모든 것들이 큰 도움이 됐어요. 그 가운데 제1회 신구EXPO에서 빵 판매를 한 게 아주 좋은 경험이 됐어요. 실시간으로 고객의 반응을 볼 수 있었거든요. 예전에는 빵만 만들면 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엑스포를 통해 배우고 만들고, 판매하는 연속 과정을 경험했어요. 학생들과 교수님들의 반응을 보고, 상황에 맞춰 생산했던 경험이 지금도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과를 선택한 계기와 도움이 된 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 언제부터 창업을 꿈꿔왔는지 궁금해졌다.


원래 누구나 자기 것을 꿈꾸지 않나요? 그 시기를 언제로 따지느냐, 거기에 안주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제과·제빵은 대부분 창업을 꿈꾸며 시작해요. 기업에 속해 있으면 누가 먹는지 고려하지 않고 수량에만 신경을 쓰게 되면서 영혼이 없는 제품을 만들게 돼요. 반복해서 만들어 가는 일상이 계속되는 거죠. 저는 영혼이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렇게 탄생한
베이커리 디어필립은 많은 고민을 한 만큼 유명세를 타며 맛집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맛집이 되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을까.


정직하게 만들었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요. 상온에서 천연발효 하는 것을 택하고, 중종법을 사용했어요. 밑반죽이 5, 그리고 작업하면 최소 4~5시간이 되어야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한 제품이 나올 때까지 약 일주일 정도 걸려요. 급하게 빵을 찍어내듯이 만들지 않고 자연 발효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요. 빵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고 보면 됩니다. 기다림 끝에 빵이 나오는 거죠.”


이처럼 신 동문은 오랜 기다림으로 완성하는 본인만의 제빵 철학으로 창업에 성공했다
. 다른 베이커리들과 달리 프랑스 정통 빵을 다루는 디어필립에서 인기 있는 메뉴에 대해 물어봤다.


자신 있는 제품만 몇 종 만드는 곳이기 때문에 주력메뉴라든가 인기메뉴는 따로 없어요. 다섯 종류의 반죽으로 20여 가지 소품목에 집중해요. 품질을 최고의 가치로 삼기 때문이죠. 손님들의 선호 제품은 내용물이 들어있는 빵이에요. 바게트나 깜빠뉴같은 맨빵은 어린 아이들은 못 먹을 거라는 고정관념과의 싸움도 있어요. 저는 이런 기본에 충실한 프랑스 정통 빵을 많이 파는 것이 목표예요.”


여러 메뉴를 만들고 인기메뉴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 있는 빵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 모든 제품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품질을 높이는 장인 정신을 보였다. 신 동문에게 창업에 먼저 도전하고 성공한 선배로서, 조언을 부탁했다.


창업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고 패기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에요. 절실함이 있어야 하고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야 하죠. 뚝심을 가지고 꾸준히 해야 하고, 이윤을 남기겠다는 것보단 기술을 들이겠다는 노력이 필요해요. 트렌드를 너무 쫓는 것도 옳지 않아요. 안목을 기른 후에 창업하기를 권해요. 창업한 후엔 쉬지 못하고,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멈추지 않는 자전거를 타는 것과 똑같아요. 그러니 결심을 단단히 먹고 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젊은 친구들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전했다
.


저는 뭘 해야 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식영과에 들어와서 필요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눴죠. 당시 엑셀 수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해 소홀히 했는데, 사회에 나가보니 엑셀이 유용하게 쓰였어요. 중요한 배움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죠. 필요 없는 걸 배우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혼자 멋대로 판단해서 재단해버리면 나중에 후회하게 돼요. 그리고 요즘 사람들은 내가 하고 싶은 일과 꿈보단, 단지 안정적인 직장과 돈을 벌기 위한 수단만을 생각하며 일하고 있죠. 저는 일자리를 직장이 아닌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요. 그러니 신념을 가지고 꿈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신 동문의 기다림의 철학과 장인 정신은 어떻게 그가 창업에 성공했는가를 잘 보여주었다
.



배상은 기자
rnemf24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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