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부터 7월 8일까지 캄보디아로 봉사를 다녀왔다. 내가 해외 봉사를 가게 된 계기를 솔직히 말하면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처럼, 친구들 따라 봉사도 하는 겸 놀러 갈 생각으로 신청했다. 봉사를 대비해 친구들과 방학 전부터 몇 번의 모임을 가졌지만 쉬운 일은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같이 상의하며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고민하는 와중에 ‘그만둘까’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기도 했었다. 캄보디아에 가기 일주일 정도 남았을 때, 다 같이 모여서 실습도 했다. 하지만 아직 2학년 1학기만 마친 상태라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가기도 전부터 걱정이 늘어갔다.
기우와는 달리 가는 당일은 마냥 설렜다. 5시간을 날아 도착했을 때 덥고 습한 날씨에 숨이 막혔다. 더위와 함께 해외봉사를 왔다는 실감은 다음 날 봉사를 할 작업 공간을 보고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과 같이 작업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처음에 작업할 모델을 받았을 때 당황스러웠다. 학교에서 실습하던 모델과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다. 선배와 같이 처음부터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내가 부족한 게 너무 많았다. 아직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작업이 많아 선배를 도와 작업하고 싶었지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어 너무 아쉬웠다. 그걸 알고 조금 쉬운 작업은 알려주면서 해보라고 해주던 선배가 정말 고마웠다. 또 틈틈이 봐주시며 모르는 부분이 많아도, 실수가 있어도, 다 도와주시던 교수님들 덕분에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 모델을 다 완성하고 환자에게 장착했을 때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환자의 미소를 보았을 때 좁은 공간에서 땀 흘리며 며칠간 아침부터 밤까지 힘들게 작업하던 나의 모습이 잊혀졌다.
또, 어린이 사역도 다녀왔다. 2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조그마한 학교가 있는 곳이었다. 내가 맡은 담당은 페이스페인팅이었다. 조그마한 손과 얼굴에 그림을 그려주고, 빵과 물을 나눠줄 때 수줍어해도 고맙단 인사를 꼭 하는 귀엽고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받고 나서 너무나 기뻐하던 아이들을 보며 가벼운 마음으로 온 나는 많은 반성을 했다. 다음에도 꼭 다시 오라는 아이들의 모습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캄보디아를 다시 가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봉사를 마치고 이틀 정도 캄보디아 문화탐방도 했다. 날씨가 더워 제대로 둘러보지 못해 아쉬운 부분도 있다. 봉사만 해도 충분히 알찬 시간이었을 테지만 문화유적탐방 덕분에 배로 알차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일주일간 캄보디아에 있는 동안 날씨는 무척이나 더웠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짜증도 나고 작업하기 싫었던 적도 있었다. 내가 부족해서 모르는 부분도 많았고 실수도 잦았다. 적어도 짐은 되지 않길 바랐는데 짐이 된 것 같아 아쉽다. 이번 봉사를 마치고 난 후 내가 처음에 봉사 하러 가게 된 이유가 부끄러워졌다. 마냥 친구를 따라온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결정해 왔다면 이번 봉사에서 덜 부끄러웠을 것이다. 나는 더 배우려고 노력했어야 했고, 나만 더운 게 아닌 걸 알고 불평하지 말았어야 했다. 또 남에게 부탁하기 전에 먼저 나서서 도와줘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내가 반성해야 할 점이다.
추억도 보람도 있지만, 처음이라 아쉬운 부분이 더 많은 첫 해외봉사였다. 근심도 걱정도 많았지만, 나의 첫 해외 봉사를 함께한 교수님과 선배, 동기들 덕분에 별 탈 없이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