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걷다 보면 가장 많이 마주치는 것이 커피숍이다. 그만큼 커피는 익숙하게 우리 삶에 자리 잡은 음료가 됐다. 하지만 커피의 세계는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욱 무궁무진하다. 지금부터 다양한 커피의 세계를 잠시 들여다보자!

커피, 알고 뽑아 마시자!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은 도구와 방법에 따라 많은 종류로 갈린다. 같은 원두로 커피를 만들어도 추출하는 방식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람마다 선호하는 커피 추출 방식이 다르다. 그중 몇 가지 방식을 소개해볼까 한다.

간단한 커피용 도구와 원두만 있다면 집에서도 간편하고 저렴하게 따라 할 수 있는 ‘핸드드립’이 그 첫 번째다. 드리퍼와 종이 필터만 준비되어 있다면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물의 온도, 원두의 분쇄 정도, 물을 붓는 속도 등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이유로 바리스타의 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추출법이기도 하다. 물을 붓는 방식은 나선을 그리며 물을 드립하는 ‘나선 드립’과 원 모양으로 돌리며 커피를 내리는 ‘원 드립’, 그리고 점을 찍듯이 물을 붓는 ‘점적 드립’으로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핸드드립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는 종이 필터에 의해서 유분이 거의 깔끔하게 걸러지므로 커피 특유의 향이나 맛이 덜해진다. 그 때문에 진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원두 본연의 맛과 향을 여과 없이 느낄 수 있는 ‘프렌치 프레스’ 방식이다. 스타벅스의 창립 멤버들이 즐겨 마셔서 ‘스타벅스에서 가장 추천하는 추출방식’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스타벅스 CEO는 “인류에게 알려진 최상의 커피”라며 극찬했다. 프렌치 프레스는 핸드 드립과는 달리 커피의 유분기도 살아있기 때문에 맛과 향이 진한 것이 장점이다. 프레스에 커피와 끓인 물만 부으면 되기 때문에 커피를 제조하는 방식 또한 매우 간편하다. 원두 본연의 맛이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그 점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커피 시음 시 자주 사용하는 추출 방식이다.

세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더치커피로 많이 알려진 ‘콜드 브루’ 커피 추출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커피라 함은 뜨거운 물에서 우리는 것이 정석으로 전해지는데 ‘콜드 브루’는 차가운 물에서 장시간에 걸쳐 커피 액을 추출한다. 그 때문인지 ‘천사의 눈물’이라는 독특한 별명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추출한 커피는 무척이나 진하고 특유의 질감과 풍미를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커피는 장시간 놔둘 경우 맛이 변질되지만 콜드 브루 커피는 추출한 뒤 하루 이틀 정도 저온에서 숙성시키면 오히려 풍미가 극대화된다.

마지막으로 콜드 브루 커피와는 완전히 반대의 방식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가 있다. 커피의 메뉴 중 하나로 많이 알려졌지만, 본래는 커피의 추출 방식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요즘은 에스프레소 방식으로 추출한 모든 커피를 에스프레소라고 부르기도 한다. 곱게 간 원두에 적은 양의 뜨거운 물을 부어 추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모든 추출방식을 통틀어 커피의 맛이 가장 진하다. 기계로 추출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요소가 필요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원두의 분쇄 정도와 양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생각보다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렇게 추출한 커피는 물이나 우유 등과 섞여 다양한 커피 메뉴로 재탄생해 판매된다.

세계의 신기한 이색 커피

핀란드에서는 오븐에 구운 치즈를 따뜻한 아메리카노에 넣어 마신다. ‘카페오스트’라고 불리며, 커피가 따뜻해서 치즈가 금방 녹을 것 같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다. 오히려 과자처럼 변해 달콤한 맛을 낸다. 스페인에서는 진한 에스프레소와 달콤한 연유를 1:1 비율로 넣어서 만든 ‘카페본본’을 즐긴다. 에스프레소 특유의 쌉쌀한 맛과 연유의 달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아침에 간단하게 즐기는 커피다. 포르투갈은 포르투갈식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인 비카에 레몬즙과 얼음을 넣어 만든 ‘마자그란’이 유명하다. 레몬즙의 상큼한 맛이 에스프레소 특유의 쓴맛을 잡아주고 풍미를 살려주는 매력을 가진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마자그란에 민트나 럼주를 넣어 마시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카이저멜랑주’를 소개한다.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란츠 요셉 1세가 즐겨 마시던 커피로 ‘황제의 커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달걀노른자, 설탕 혹은 꿀, 코냑 그리고 약간의 우유가 들어가는데 노른자의 부드러움과 커피의 진한 맛이 어우러져 담백한 맛을 가진다. 다만 높은 온도에서는 노른자가 단단하게 응고되기 때문에 적절한 온도를 맞추는 것이 포인트다.

곽서윤 기자 kwmin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