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모두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공적인 모습과 사적인 모습이 모두 다르다. 아무리 가까운 지인이라도 보이고 싶지 않은 사적인 모습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모르는 것도 많다. 다른 환경과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는 ‘타인’이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잘 안다고 보장할 수 있었던 가족이나 친구에게서 의외의 모습을 보고 놀랐던 적이 적어도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정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어라 저런 면모도 있네, 저렇게 말할 줄 아는 아이였나, 의외의 선택을 하네’ 등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고 놀랄 때가 있다. 그 사람의 이면을 발견하고 나서 그 사람이 더 좋아질 수도, 실망할 수도 있다.
사람들의 숨겨진 뒷모습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인상도 선하고 말도 신중하게 해 신뢰와 호감을 샀던 지인이 뒤에서는 폭행과 폭언을 사용한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남들을 배려하지 않는 말을 툭툭 내뱉어 반감을 샀던 지인이 뒤에서는 기부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평소 이미지와 정반대의 모습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 타인의 사적인 모습에 사람들은 흥미를 느끼고 많은 관심을 쏟는다.
뉴스에서 범죄 사건을 보도하며 범죄자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를 함께 내보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인터뷰자들이 인터뷰를 시작하고 서두에 ‘아니, 그럴 사람이 아닌데’, ‘그럴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는데’라고 말한다. 이런 영상이 뜰 때마다 나는 항상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해 나온 말인지 궁금해진다. 얼마나 가까운 사이였길래, 얼마나 그 사람의 사적인 모습을 알기에 단정 지어 말하는 건지에 대해서 말이다. 자기가 경험해본 모습이 다가 아닐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라는 불확실한 단정은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사람들은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다. 다른 환경과 다른 특성을 지닌 타인을 우리가 과연 완벽하게 알 수 있을까. 가끔은 나조차 나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때가 있는데, 아무리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해도 우리는 결국 타인일 뿐이다. 내 삶과 타인의 삶을 생각해보며 타인의 진실된 모습에 대해 신중히 알아가 보는 건 어떨까.
배상은 기자 rnemf24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