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carpool)은 자가용 운전자가 출퇴근 시간대에 목적지가 같은 탑승객을 찾아 차에 태운 뒤 돈을 받는 것을 말한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까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카풀은 우리나라에선 우버(Uber)와 럭시(LUXI), 풀러스(Poolus)라는 어플로 시작되었다. 현재, 럭시 지분을 100% 인수한 카카오 모빌리티에서 카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화두에 올라 시민들과 택시업계의 찬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많은 사람은 필요할 때 택시를 잡는 것이 너무 힘들고 승차 거부와 난폭운전 등으로 인한 불편함을 이유로 들며 카풀 서비스에 찬성했다. 직장인 5,685명을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카풀의 합법화에 90%가 찬성했고, 그중에서 카풀을 24시간 전면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이 1위(56%)를 차지했다. 그러나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많은 택시 업계의 반발이 있었다. 하루 2회 출퇴근 시간에만 카풀을 한다고 해도 전국 택시의 하루 운행 횟수(540만여 건)의 6% 정도가 잠식될 것이라고 보는데 24시간 도입은 많은 택시기사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10월 18일부터 택시기사들은 ‘서민 택시 파탄 내는 카풀업계 박살 내자’라는 문구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를 택시의 공급이 부족한 출퇴근 시간에만 운영할 예정이라 택시업계의 생존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아침 출근 시간 ‘카카오 콜서비스’에 들어오는 평균 콜 건수가 한 시간에 20만 5천 건이지만, 배차 수량은 3만 대에 불과해 나머지 16만~ 17만 명의 승객은 택시를 이용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카카오는 카풀의 도입이 승객들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택시업계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의 안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택시기사의 경우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주기적으로 기사의 범죄 경력을 조회해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에 통보하기 때문에 지자체가 자격 취소나 퇴사 조치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반면, ‘카카오 카풀 서비스’는 운전면허증과 자동차 등록증, 자동차보험 증권만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운전자의 범죄 경력을 조회할 권한이 없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택시업계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범죄의 수단이 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지만 카풀을 하려는 운전자들을 모두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시민들의 의견도 있다.
이렇게 택시와 ‘카카오’가 부딪히는 가운데 ‘럭시’출신이 창업한 ‘위모빌리티’에서 ‘위풀(wepool)’ 앱을 출시했다.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해석해 운영하던 그동안의 카풀 서비스 업체와 콜택시의 충돌을 일으키는 ‘위치 기반형 매칭’을 ‘위풀’은 ‘일정 기반형 매칭’으로 보완했다. 운전자와 탑승자의 집과 직장을 사전에 등록해 일정에 기반한 출퇴근 시간에만 연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운전자의 신원을 보장하지 못해 안전에 대한 탑승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범죄 경력 유·무 조회 솔루션과 범칙금 내역 필터링을 도입했다. ‘위모빌리티’는 높은 비용 때문에 택시를 이용하지 못하지만, 매일 장거리를 출퇴근해야 하는 수도권-서울 통근자를 중심으로 서비스할 것으로 밝혔다. 또한 ‘위풀’은 보험업계와 제휴해 카풀 보험을 도입하여 운행 중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회원에게 의무 적용될 수 있게 했다.
새로운 카풀업계가 등장하고 계속되는 논쟁 속에서 결국 택시와 카풀 중에 더 편리하고 믿을 수 있는 것을 소비자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반영하여 택시업계와 카풀업계 모두 선의의 경쟁 관계에서 공존할 수 있길 바란다.
신지선 기자 jisund5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