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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시계 - 김수빈 학우(치위생과 1)

등록일 2018년12월05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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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이나 일.

추억은 순간의 기억들로 채워진다. 초등학생 때 용돈을 털어 산 따끈따끈한 길거리의 붕어빵이라든지, 때때로 감수성에 젖어 옛날 남자친구를 찾게 하는 원천이 된다든지. 어느 경우에는 그 추억 하나가 평생을 사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힘든 날도 나중엔 다 추억이 될 거야’, ‘남는 게 추억이지’라는 말이 있을 만큼 추억은 삶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랜 추억이 현실을 지배하거나, 추억에 너무 빠져 앞을 못 보아서는 안 된다. 기억의 시간은 추억 속으로 잠기는 것이고,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어제와 같은 오늘은 단 하루도 없으며, 내일 역시 오늘과 다를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 행복과 불행 또한 영원하지 않으리.
나는 하루를 마치고 책상 앞에 앉아 다이어리에 글자를 써 내려가는 순간을 가장 좋아한다. ‘오늘도 무언가를 해냈구나’, ‘또 하루를 살아 냈구나’ 이렇게 다이어리들이 하나둘 쌓여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내가 저땐 저랬구나’, ‘이런 생각도 했었네?’ 하며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새 읽게 된다. 다이어리로 깊어지는 밤이, 나에게는 또 다른 하나의 추억이 된다. ‘과거의 성취를 현재의 자신감으로 삼기보다는 늘 새로운 하루를 만들어나가는 내가 되어야지’라고 다짐한다.

삶은 계속해서 편리해지고 나는 거기에 익숙해진다. 얼마 전, 알바비를 모아 에어팟을 샀다. 깜박 잊고 충전을 하지 않아 유선 이어폰을 들고 왔던 날, 20만 원 남짓 하는 이 상품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소중하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면 손때가 타고 익숙해지다 보니 흔히들 하는 말로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게 되는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자리에 있을 때 보다 없을 때 더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 쓸모 있는 사람. 이런 생각을 하며 삶을 살아가면 무의식 속의 내가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 줄까? 올해도 그런 사람으로 살았어야 했을 텐데...

올해, 내가 쌓아왔던 추억 속으로 빠져들며 지나간 일에 미련을 두거나 다가올 시간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다시금 새겨본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 말이다. 돌아봤을 때 후회 없는 진정한 나의 삶을 살아야지, 담백하고 진실되게.
그렇게 나의 기억, 시간, 추억들을 쌓아나가야지. 주어진 시간을 정성들여 채워나가는 사람이 되어야지.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내 곁에 여전한 것들을 더욱 사랑해야겠다.

‘추억은 사랑했던 시절의 따스한 기억과 그리움을 신비한 사람의 힘으로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게 한다.’ -그라시안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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