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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된 뮤지션의 이야기, 「보헤미안 랩소디」

등록일 2018년12월05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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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영화관에선 때아닌 록밴드 열풍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는 1031일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있다. 대중적이지 않다는 록밴드에 대한 편견과 달리 영화는 관객 수 400(*업로드 직전 최종 확인되는 관객수로 적을게요. 500만 가능할 듯...?)을 돌파하며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을 모으고 있다. Queen과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소개해본다.


Somebody to love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 록밴드 Queen의 대표곡 중 한 곡의 제목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는 Queen과 밴드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다룬 전기영화다. 전기영화라면 진지하고 지루하다는 인상을 갖기 쉽지만, 보헤미안 랩소디는 마치 뮤지컬영화인 듯 관객들을 흥분시킨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고, 노래에 맞춰 리듬을 타기도 한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감정을 북받치게 하는 것은 노래의 힘이다.

Queen의 대표곡들은 광고나 다른 매체에서도 자주 사용되어, 밴드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람들도 한 소절만 들으면 어떤 곡인지 알아차릴만큼 유명하다. 실제로 한 관객은 퀸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영화를 보는 동안 거의 모든 곡을 알고 있어서 스스로도 놀랐다고 했다. 희망적인 가사와 밴드의 에너지,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는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들을 낳았다.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한 Somebody to love에서는 사랑할 사람을 찾아달라 외치지만, 그런 곡을 만든 밴드 Queen을 어느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I want to break free

Queen과 프레디는 전설의 반열에 든 밴드지만 그들의 인생은 화려하지만은 않았다. 비주류층을 대변하고, 또 거기에 속하는 하나의 가족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던 Queen은 수많은 앨범을 히트시키며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밴드 멤버 모두가 작곡, 작사가 가능했기에 많은 곡을 만들 수 있었지만, 오히려 그 문제로 누구의 곡을 실을 것인가, 곡의 저작권은 누구의 것인가 등 내부에서는 꾸준히 다툼이 있었다. 거기에 더해 프레디가 스스로를 동성애자로 정체화한 후 프레디 개인으로서도 깊은 고민을 안고 혼란에 빠진 채였다. 팬들 또한 Queen에게 사랑을 보내면서도 언론이 보도하는 온갖 스캔들과 불화설로 그들을 물어뜯기 시작한다.

밴드 멤버들이 여장을 하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곡 I want to break free가 흐르는 장면에서도 프레디는 멤버들과 떨어져 혼자 쓸쓸히 분장을 지운다.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늘 벼랑 끝에 몰리던 프레디는 자유를 외치며 결국 Queen을 떠나 솔로 활동을 시작하고, 술과 약물, 그리고 수많은 하룻밤 상대들에 둘러 쌓인 방탕한 생활에 젖는다. 몸과 정신, 인간관계가 망가져버리기 시작한 프레디 개인의 위기이자 Queen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Under pressure

프레디의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지고 솔로앨범도 실패했지만, 다행히 그의 방황은 길지 않았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한 그는 Queen으로 돌아가길 원했고, 멤버들은 언제 싸웠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그를 받아준다. 프레디가 비를 맞으며 스스로를 구속해오던 집을 떠나는 장면부터 옛 연인이 방송을 통해 그를 음해하는 장면까지를 장식하던 곡 Under Pressure는 프레디가 그동안 그를 옭아매고 짓누르던 것들을 벗어던졌음을 대신 말해준다.

마침내 자유로워진 프레디는 그간 가족들, 멤버들 모두를 부정하며 망가져왔던 삶을 되찾는다. 자신의 음악을 가장 잘 이해하고 받아주던 밴드로 돌아갔고, 새로운 인생의 동반자도 찾았다. 이미 에이즈를 확진받고 모든 것을 원래대로 돌릴 수는 없었지만, 팬들을 위해 또 자신을 위해 음악에 자신의 전부를 불태우기로 결심한다. 역대 최대 규모의 자선 콘서트 Live aid에 참가하고, 가족의 품도 찾는다. 늘 반항하기만 했던 아버지의 가르침인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을 실천하기 위해서.


Don’t stop me now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콘서트 Live aid가 장식한다. 실제 콘서트 당시의 음성부터 소품, 배우의 동선, 밴드 멤버의 손짓 하나까지 모든 것을 똑같이 재현해낸 영화의 클라이맥스다. 비록 실연 중 음향사고가 발생한 부분이 있어 모든 곡을 담진 않았지만, 이미 해당 콘서트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놀라운 재현도를 보여준다. 거기에 더해 콘서트 직전까지의 장면에서 깔아둔 감정선이 프레디가 첫 곡을 부르기 시작하면서 폭발해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콘서트가 끝나고 멤버들이 퇴장하며 영화는 막을 내리고, Don’t stop me nowShow must go on이 흐르며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콘서트 장면 직전, 프레디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보며 말한다. 자신에게는 슬퍼할 시간이 없다, 그럴 시간이 있다면 노래를 한 곡이라도 더 만들 것이고, 에이즈의 상징으로 소비되기 보다는 전설이 될 뮤지션으로 남고 싶다고. 영화는 끝나지만 크레딧과 함께 나오는 이 두 곡이야말로 이러한 프레디의 메시지를 그대로 담고 있는 곡이 아닐까.


조유동 기자 heystone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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