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신문역사의 절반, 조선일보 뉴지엄. 신문은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모든 언론매체 중 잡지와 함께 대표적으로 종이에 인쇄되는 매체다. 간단하게 가위로 오려내 마음대로 붙이는 스크랩 기능은 아이패드의 그것과 견주어 전혀 부족함이 없고, 온라인의 뉴스 다시보기와는 달리 지나간 면도 추가 결제 없이 무료로 얼마든지 다시 볼 수 있다.
비록 세월이 흐르면서 실시간으로 간단하게 볼 수 있는 온라인 뉴스나 TV에 밀려 언론 매체로서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문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오히려 최근에는 특유의 저렴함과 아날로그적인 면을 활용해 신문 활용 교육에도 쓰이는 등 교육계 전반에 걸쳐 입지를 넓혀가는 중이다. 또한 조선일보를 비롯한 국내의 주요 신문사들은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함께한 역사의 산 증인이기도하다.
언론의 책임과 순기능에 대한 이슈로 사회가 뜨겁게 달구어진 이 때, 시원한 전시실에서 잠시 머리를 식히고 우리가 몰랐던 신문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근대언론의 시대
조선일보를 비롯한 국내 3대 신문사들은 3.1운동에 놀란 일제가 기존의 헌병통치를 문화통치 방식으로 바꾸면서 태어났다. 초기에는 뜻있는 지식인들이 민족의 순수성을 지키고 인민들을 계몽하기 위해 신문제작에 열을 올렸으나, 일제의 민족말살통치가 시작되며 조선총독부의 압력으로 폐간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한다.
해방 이후에는 국가를 재건하고자 하는 움직임에 맞춰 숨가쁘게 돌아가는 국내정세를 민중들에게 알리는데 일조했으며,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임시로 마련된 사옥에서 전쟁의 진행상황을 피란민들과 후방의 군인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계속해왔다.
전시돼 있는 한국전쟁 당시의 신문들은 당시의 열악했던 편집 상황을 잘 보여준다. 멀쩡한 건물은커녕 흔들리는 배 안에서 쌀알만한 활자들을 골라내 찍어냈을 신문들은 급박한 전장의 상황처럼 복잡하고 불친절하다.
비록 오래된 단어들과 한자들 투성이긴 하지만 당시의 기사들을 읽어보고 있자면 피난민들로 가득한 길거리 한가운데 서서 벽에 붙은 호외를 보는 기분이 든다.
신문과 방송이 제작되는 과정
조선일보 뉴지엄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신문과 방송의 제작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미디어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은 최소 8명의 인원이 모여야 진행이 되며, 중학생부터는 좀 더 심화된 과정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한 대학생은 15명 이상 단체일 경우 전화상담을 통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 진행은 뉴지엄 소속 가이드와 함께 신문 제작에 대한 간단한 이해를 거쳐 3층 전시관에서 직접 카메라와 펜을 들고 취재거리를 수집하는 취재과정, 지면의 레이아웃을 정하고 사진과 글을 채워 넣는 제작과정으로 나뉜다.
신문의 제작이 끝나고 인쇄소로 제작한 신문을 보내면 직접 뉴스의 앵커와 기자 역할을 경험할 수 있는 방송 체험을 시작할 수 있다. 실제와 비슷하게 꾸며진 스튜디오에 앉아 제공되는 의상과 대본을 읽기만 하면 등 뒤에 펼쳐진 블루스크린에 그럴듯한 CG가 씌워지면서 조금은 어색하지만 어엿한 정규방송의 모습이 된다.
신문과 방송 제작을 모두 마치는 데 2시간가량 소요되며, 체험을 모두 마치면 자신이 제작한 신문의 인쇄본과 미디어 체험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 장소: 9호선 흑석역 3번 출구에서 직진(5분)
■ 휴일: 매주 월요일, 설 연휴, 추석 연휴
■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 관람요금: 전시관 - 1,000원 / 미디어 체험 - 초등학생: 5,000원, 중고대학생: 10,000원
■ 문의전화/예약: 02)724-6316, 6031~2
이형렬 기자 pak_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