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을 거쳐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드라마
‘SKY캐슬
’. 우리나라 교육의 허점과 치열한 입시경쟁을 제대로 나타낸 이 드라마는 또 다른 이슈를 불러왔다
. 다양한 성격의 등장인물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김주영 선생님
’, 입시 코디네이터
(이하 입시 코디
)에 대해서 많은 의문점이 쏟아져 나왔다
. 모든 의문의 시작은 한 질문에 의해 시작됐다
. 입시 코디란 정말 존재하는 걸까
?
지난 2월 24일 방영된 SBS 스페셜 <입시 코디 김주영을 찾아서> 편에선 입시 코디를 찾기 위한 이야기가 진행됐다. 제작진들과 얘기를 나눈 엄마들은 하나같이 “돈만 있으면 입시 코디를 고용하고 싶다”며 “정말 입시 코디가 있다면 이용하고 싶은 것이 엄마들 심정이다”라 고 입을 모았다. 입시 코디가 인생 코디라도 된 마냥 전적으로 의지하는 모습이 씁쓸하기만 하다. 하지만 입시 코디가 존재하느냐보다 중요한 건 이것이 생기게 된 배경이다. 우리는 인생이 마치 대학 입시 성공과 동시에 시작되는 것처럼 “대학 가면 할 수 있어”, “대학 가서 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자라왔다. 그만큼 입시가 중요한 사회라는 것, 그리고 혼자선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 결국 입시 코디를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너도나도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해 애쓰고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 똑같은 환경에서도 누구는 좋은 대학을 가고 누구는 덜 좋은 대학을 간다. 이를 나누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보’다.
방송에 따르면, 입시 컨설팅을 담당하는 학원은 2014년 51개에서 2018년 248개 정도로 늘어났다. 이제 공부만 잘해선 좋은 대학에 갈 수 없다는 얘기다. 최근 학생부 종합전형의 비중이 커지면서 컨설팅을 통해 입시 전략을 세우는 사람이 늘었다. 대학에서 학생에게 요구하는 것은 많은데, 문제는 학생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런 불확실함과 함께 학부모들은 정보에 뒤처질까 봐 불안해한다. 이러한 감정을 이용하는 것이 입시 컨설팅 시장이다. 입시 코디도 모자라 자녀의 입시를 성공시켜 ‘돼지엄마’라고 불리는 어느 엄마는 다른 엄마들을 이끈다. 한 돼지엄마는 ‘공개되지 않는, 남들이 다 가지지 않은 정보가 진짜 정보’라고 말한다. 입시를 위해 서류를 조작하기도 하고, 국외에 잠깐 다녀오거나 극단적으로는 이혼까지 동원하는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대학을 가는 게 ‘진짜 정보’인 것일까?
이렇게 입시에 목을 매서 얻는 게 무엇일까. 남들이 갖지 못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얼마를 쓰더라도 좋은 대학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은 드라마 속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현재 우리는 학벌을 중요시하고 좋은 대학이 성공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좋은 대학을 가도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다시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개성과 재능, 가능성을 무시한 채 남들과 같은 길을 걷는 게 정말 성공하는 방법일까?
입시 코디에게 자식을 맡기기 위해 뛰어다니고 컨설팅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모습이 바람직한 교육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한 드라마를 통해 우리 교육의 이면과 마주했다. 이제는 변화할 때라고 생각한다. 입시 코디가 생길 만큼 대입에 목매는 사회가 되어버린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더 귀 기울이길 바란다.
신지선 기자 jisund5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