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1년 조선 태종이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중국 송나라의 제도를 모방하여 만든 신문고부터 이어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온라인 국민신문고, 2017년 현 정부에서 운영 중인 국민청원제도까지 한반도에서는 국민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가 존재해 왔다. 이러한 국민들의 억울함을 풀어줄 뿐 아니라 사회 문제점을 지적하며 법 개정을 요구하고 국민들과 소통을 위한 정부의 제도에 대해 우리 학우들의 생각을 들어 봤다.
국민청원제도를 알고 계신가요?
백현민 학우(미디어콘텐츠과 3) 2017년 국민청원제도가 생겼을 때 가장 화제가 되었고, 저 또한 다양한 청원에 동의를 해 봐서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까지도 많은 청원이 올라와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이세찬 학우(식품영양학과 3) 청와대 국민청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국정철학을 지향·반영하고자 도입한 청와대가 활용하는 직접 소통의 수단 중 하나로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홈페이지를 개편하며 만든 제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국민청원제도와 국민신문고의 차이점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백 학우 국민청원제도는 이미 있는 법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시행했으면 하는 법률들도 청원으로 올라오는 페이지라고 생각하고, 국민신문고는 민원이나 신고를 하는 페이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민신문고는 민원을 넣는 기관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고, 국민청원제도는 어느 기관에 관한 것이든 청와대에 직접 청원하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학우 국민신문고는 국민들의 사연을 듣기 위해 만들어진 온라인 공공민원창구입니다. 위법·부당하거나 소극적인 처분 및 공정하지 않은 정책으로 인한 권리·이익의 침해, 불편·불만사항이 있을 때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국민 청원제도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기존 신문고보다 직접 청와대에 의견을 넣을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국민청원제도가 잘 이용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무분별하게 이용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백 학우 좋은 사례도 있지만, 무분별하게 이용되고 있는 사례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분노나 신념을 가지고 국민청원제도의 본질을 흐리는 청원이 많습니다. 청원은 삭제나 수정이 불가한데, 청원게시판에 장난으로 올려진 글까지 지워지지 않아서 청와대가 직접 운영하는 게시판으로 보이지 않고 여타의 커뮤니티 게시판 수준으로 보입니다.
이 학우 물론 무분별한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개혁, 외교, 통일, 일자리 등 17개의 다양한 카테고리로 청원할 수 있으며, 그중 인권과 정치개혁 카테고리가 가장 인기 있다고 합니다. 10만 명이 청원하면 공식 입장을 들을 수 있는 백악관의 ‘위 더 피플’ 보다는 청원 인원이 2배 더 많아야 하지만, 별도의 가입이 필요 없어 간단하게 청원에 동의할 수 있어서 잘 이용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청원제도의 삼권분립 원칙 위반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시나요?
백 학우 개인적으로 청원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이 삼권분립 원칙 위반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청원 내용 중에서는 억울한 사람들이 법을 다시 심판해 달라고 하거나 우리나라에서 집행했으면 하는 법률을 청원으로 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법부가 해야 하는 일이 행정부로 넘어가면서 삼권분립의 경계가 모호해지게 되는데 이는 사법부가 힘을 행사해야 할 때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학우 삼권분립 원칙은 매우 기본적이면서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원 내용 중 삼권분립 등에 따라 대통령이나 행정부의 권한 밖에 있는 권한인 입법권, 사법권의 행사를 요구하는 청원이 많은데, 이는 국민청원제도의 큰 단점이라 생각합니다.
국민청원제도의 청원중복 문제를 어떻게 보시나요?
백 학우 여러 개의 청원이 올라오는 것은 그 청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청와대의 답변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답변한 청원에 또 같은 청원이 올라오는 것은 정부의 답변이 국민들에게 충분한 답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학우 카테고리를 세분화시킨다면 중복되는 청원은 몇 가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조금만 노력해서 관리한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백 학우 일단 청원 게시판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청원 게시판을 보다 보면 저녁 메뉴를 묻는 글이나, 연예인의 입대를 취소해 달라는 등 상식 밖의 청원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의 글이 게시판에 남아있다면, 장난식의 글이 더 많이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약간의 기간을 두고 청원게시판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또 사법부와 관련된 청원들은 사법부 측에서 답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 학우 국민청원제도의 여러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실명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의 절차를 거쳐 진행되고, 자신의 신상을 보이며 글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장난식 청원, 불가능한 청원 등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 국민청원제도의 의도는 좋았으나 지금은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무분별한 청원등록, 청원의 중복 등 문제점의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더 좋은 제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형호 기자
gudgh98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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