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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고 싶어지는 플레이리스트 # 2 너는 날 몰라

등록일 2019년04월17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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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너는 날 몰라

어? 그치? 호두야?
응, 아니야. 저 인간이 또 저런다. 아, 내 소개를 하지. 나는 호두, 고양이지. 저 인간은 나의 주인이다. 항상 봄이 다가오면 저렇게 연애를 꿈꾸는 사람이다. 매년 처절한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연애를 못 하는 주인의 모습은 이제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녀의 소원을 내가 다 이뤄주고 싶은 심정이다. 신이 있다면, 한 번만 도와주세요! 에이,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야. 신이 어디 있다고... 올해는 과연 주인의 소원이 이뤄질 수 있을까?
「흐음.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귀여운 고양이군. 장난 한번 쳐볼까?」
따스한 아침 햇살이 나를 기분 좋게 한다. “으흠~ 따뜻하다.” 어디선가 미성의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그냥이면 상관없지. 근데 문제는 이거 내가 한 말인데? ‘야옹’이 아닌 인간의 말소리가 어떻게 나지? 어리둥절한 상태로 주변을 둘러보니 오늘따라 세상이 너무나 작게 보인다. 내가 누워있던 소파가 이렇게나 작았던가? 내 몸을 보니 주인이 갖고 있는 손과 발이 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 “...으악!!!” 거울 앞에는 웬 남자 하나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거울 속 남자는 나와 동일한 동작을 하고 있었다!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거울을 빤히 쳐다보는데, 내가 소리 지르는 것을 듣고 주인이 방에서 나왔다. 이런, 망했군. 그녀는 나를 발견하고, 믿지 못하듯이 눈을 마구 깜빡였다. 그리곤 잠시 멍하니 있었다. 어, 그냥 넘어가는 건가? 그럴 리가.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변태야!” 그녀는 나를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주인, 나야! 호두!” 나는 내가 호두임을 급하게 알렸다. 그러자 주인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이런 눈은 처음이었다. 언제나 나를 사랑해주는 그녀의 모습이 아니었다. “나라니까! 주인이 사랑하는 호두!”

Q&A
Q. 고양이에서 인간이 된 기분이 어떠세요?
A. 몸도 훨씬 무거워지고 귀여웠던 내 모습이 사라져서 기분이 별로네요. 하지만 인간이 되니까 주인과 소통을 할 수 있게 돼서 좋아요! 하지만 그러면 뭐해. 저 인간이 나를 못 알아보는데. 흐에엥. 
 
Q. 뚝! 운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럼 이제 앞으로 어떡하실 건가요? 
A. 내가 호두라는 사실을 밝혀야죠! 그리고... 음...
 
Q. 인간이 되면 하고 싶었던 것 있으세요?
A. 통조림 왕창 사서 먹고 싶은 만큼 먹기!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야옹.

Q. 그럼 이제 인간이 되었으니 그 바람 이루시면 되겠네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힘내세요!
A. 작가님, 이대로 절 놔두고 가버리지 마세요. 앞으로 제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거죠?! 저기요!
 
앞으로 호두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김효리 기자 rlagyfl02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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