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연애하고 싶어지는 플레이리스트 # 4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등록일 2019년06월19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4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여기까지가 내가 쓴 소설이다. 대리만족할 겸 써서 올린 사이트의 독자 반응을 보자 ‘ㅋㅋㅋㅋㅋㅋ오뎅꼬치’, ‘개연성 무엇..?’, ‘여주 이상해요’, ‘감정선이 이해 안 되네요’ 등등 부정적인 반응이 태반이다. 아무리 대리만족할 겸 써서 올린 글이지만 상처받았어.

인터넷에서 눈을 떼고 의자에 기대며 팔짱을 꼈다. 아, 초반에는 나름대로 반응 괜찮았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산으로 간 거야… 위에 소설 쓰고 밑에 등장인물 인터뷰하는 형식도 신선하다고 했었는데. 하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처음 보는 남자가 집에 들어와서 지가 호두라고 주장하고, 처음 본 남자한테 오뎅꼬치를 흔들어대고, 설레는 게… 말이 안 되지. 현실에서 저러면 바로 112에 전화해서 철컹철컹이야. 대리만족할 소설을 쓰고 싶었을 뿐인데, 대리만족은 개뿔. 역시 진짜 연애나 해볼까.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닐 텐데’라고 들리는 듯한 마음의 소리를 무시했다.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여도 너무 외로워서 안 되겠다. 저번에 나연이가 소개시켜준다고 한 남자를 소개받아볼까 싶은 생각에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친구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가는 동안 ‘나란 인간, 이럴 때만 행동력이 좋은 것 같다?’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전화가 연결되자 그 생각은 대번에 사라졌다.

“어이, 웬일로 전화를 다 걸었어? 전화하기 귀찮다고 항상 톡만 보내더니.”

“그건 이유가 있지. 너 저번에 나한테 남소 받지 않겠냐고 물어봤잖아. 그 말 아직도 유효해?”

“엥, 갑자기? 너무 뜬금인데? 어쨌든 소개해준다는 거 아직 유효하다. 근데 너 자만추잖아. 받을 거야?”

“응! 외로워서 대리만족하려고 소설이나 한번 써봤더니 자괴감 들어서 안 되겠어. 언제 소개받을 수 있어?”

“그럼 내가 걔랑 얘기해보고 연락해줄게~”

전화를 끊고 30분 후 삥봉하는 소리와 함께 문자가 왔다.

‘이번 주 토요일 오후 12시 괜찮아?’

‘응. 괜찮아.’

‘이름은 동형이고 이건 전화번호! 010-00#######’

‘오키 연락해볼게’

긴장 반, 설렘 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번호를 저장했다. 으아, 뭐라고 먼저 연락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고민하고 있던 그때, 그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배상은 기자 rnemf249@naver.com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보도 여론 사람 교양 문화

포토뉴스 더보기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