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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게 길을 묻다 - 물리치료과 김성호 교수

등록일 2013년06월19일 11시53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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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치료과 김성호 교수


2009
9월에 신구대학교 물리치료과 첫 강의를 하면서 느꼈던 설렘이 아직도 선명한데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시선 둘 곳을 찾지 못해 진땀을 뺏던 기억도 있고, 학생의 첫 질문에 당황해서 제대로 답변을 못해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르던 부끄러운 기억도 있다. 4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니 해마다 가장 어려운 시기가 3월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00명 가까운 신입생 중 해마다 몇 명의 자퇴생이 나오고, 비록 학교를 그만 두지는 않더라도 방황을 하면서 안타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학생들을 많이 보곤 한다. 그런 학생들을 보면, 강의를 잘 해서 학생들에게 좋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학생들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학기 초에 학생들과 상담을 해보면 물론 물리치료과를 원해서 입학한 학생들도 있지만, 단순히 자신의 내신 성적과 수능점수를 감안해서 그 점수대에 가장 취직이 잘되는 학과를 알아보다가 막연히 입학하는 학생들도 많다. 그런 학생들 중에는 첫 학기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와 어려운 해부학 때문에 힘들어하다가, 과연 이 전공이 자신에게 맞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이런 학생들 대부분이 자신이 처한 현실에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교생활을 즐거워하지 않고 전문대학생이라는 자신의 처지를 부끄럽게 생각하는 경향도 강했다. 따라서 일종의 패배의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서 강의시간에 꼭 하는 일이 있다
. 바로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의 작가로 유명한 꿈 전도사 김수영 씨와 관련된 동영상을 보여주고 나의 꿈이란 과제를 내주는 일이다. 김수영 씨는 중학교를 중퇴한 가출 소녀였다. 집은 가난했고 폭주족과 어울리기도 하며 불우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러다가 아직 우린 젊기에, 미래가 있기에라는 서태지의 노래 컴백 홈을 듣고 열심히 살면 나도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검정고시로 친구들보다 1년 늦게 여수정보과학고에 입학하고, 1999년 학교에서 진행된 도전 골든벨방송 프로그램에서 골든벨을 울리고 2000년 연세대에 합격한다. 졸업 후 남들이 부러워하는 골드만삭스에 입사하지만 8개월 만에 암세포가 발견돼 회사를 그만둔다. 그리고는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적어 내려간다. 73개의 꿈 리스트 중 첫 출발은 한국을 떠나는 것.

2005년 무작정 영국으로 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런던대에서 석사를 마친 후 2007년에 로열더치셸에 입사해 연 800만 달러의 매출을 책임지는 카테고리 매니저로 일했다. 2010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를 냈고 지금은 꿈 전도사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는 암도 완치되었고 73개였던 꿈이 83개로 늘어났으며 그 중 43개의 꿈을 이루었다고 한다.

김수영 씨가 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나하며 온통 불만과 좌절에 휩싸여 있을 때, 그 누구도 자기에게 괜찮은 미래가 있다고 얘기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었고 꿈을 정한 후에도 자신이 처한 현실은 하나도 바뀐 것이 없었지만, 오히려 신기하게도 하루하루가 즐거워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수영 씨 얘기 중 감명 깊었던 부분이다.

학생들에게 김수영 씨와 관련된 얘기를 들려주고 자신의 꿈에 대해 과제를 내주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때부터 고민에 빠지기 시작한다. 왠지 꿈이라는 것은 초등학교 때 장래 희망을 적어내는 것처럼 유치한 것이고 20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학생들에게 이런 과제를 내주는 것은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해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과연 자기가 여기서 이루어낼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기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사실 많은 학생들이 과제 말미에, 과제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고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 감사의 표현을 한다. 그리고 2학년 때도 같은 과제를 내준다. 자신의 꿈이 얼마나 이루어졌고 또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학생들 스스로 느끼게 해주는 시간을 갖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 모두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현실에 힘들어하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 현실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이 시간, 불평과 현실도피 대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 것은 어떨까?

, 얼마 전 어떤 학생이 나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교수님! 그렇다면 교수님의 꿈은 무엇입니까?” 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바로 여러분이 제 꿈입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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