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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살자, 더 쉽고 행복한 삶을 위해… - 외식서비스경영전공 정미란 교수

등록일 2013년11월12일 00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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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란 교수(식품영양과 외식서비스경영전공)
  나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마다 그 다양한 기능과 복잡함을 이겨내기가 몹시 겁이 난다.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업그레이드 된 다양한 기능들이 때로는 사용자의 욕구를 넘어선 복잡한 구성이나 조작법으로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때가 있다. 이제는 핸드폰에 딸려오는 두툼한 사용설명서를 포기하게 된다. 예전엔 나도 사용설명서를 정독하며 정복하려던 때가 있었다.

올해는 유난히 짧게 느껴지는 해이다. 아마도 가을을 만끽하기도 전에 겨울의 문턱을 느꼈기 때문인 듯하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수첩을 정리하고, 지난해를 돌이켜 본다. 그리고 나는 내 스마트폰의 연락처를 훑어본다. 너저분한 외연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인 것 같다. 한번쯤 연락될까 몰라서 남겨두었던 번호들, 누구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번호들을 정리하다 보면 내 마음 또한 가벼워지는 기분이 든다.

단순함은 우리의 삶을 더 쉽고 행복하게 해준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일이든, 복잡하고 너저분한 외연을 가능한 제거하고 단순화해야 집중할 수 있다. 영국의 사물관리 전문가는 몇 년간의 연구를 통해 무질서가 사람을 비만하게 만든다.’라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냈다. 집안을 어지럽게 해놓고 사는 사람들이 비만인 경우가 많으며 이들은 복잡한 머릿속을 떨쳐내지 못하고 고스란히 기억들을 간직하는 것처럼, 몸도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또한 주변이 지저분하면 결정을 미루려는 고질병이 생기기 쉬운데, 이것은 어수선함이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는 사람은 행복의 순간을 느끼기 어렵다. 사람은 한 가지 일을 완전히 끝내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며, 과거와 미래, 근심과 걱정을 벗어나 현재에 집중할 때 비로소 충만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얼마 전 학과에서 모 외식업체 CEO의 특강이 있었다. 내 인생 모토인 단순함을 지지해주는, 내게는 특별한 강의였다. 강당까지 끌고 온 수상한(?) 커다란 가방에는 초코파이가 한 가득 있었다. 강의 중 한 학생을 부르더니 초코파이 하나를 던져줬고, 그 학생은 어렵지 않게 두 손으로 받아냈다. 강사는 다시 서너 개의 초코파이를 한꺼번에 던져줬고, 그 순간 학생은 당황한 나머지 한 개도 받아내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그 분이 강조하고 싶었던 단순함의 미학이다. 처음 그 학생이 초코파이 하나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던져진 하나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CEO가 버겁게 끌고 온 그 커다란 가방의 의미에 무릎을 쳤다.

무엇이든지 잘하는 사람이 멋있는 사람인가, 무엇 하나라도 뛰어난 사람이 멋있는 사람인가? 학생들 중에서도 어떤 것 하나로 존재감 있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그것이 칭찬받을 일이든 비난받을 일이든, 1년이 지나도록 이름조차 각인되지 않는 학생이 있다. 조직의 규모가 크고 뛰어날수록 무엇이든지 잘하는 사람보다는 무엇 하나라도 뛰어난 사람이 인정받고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 그 무엇에 뛰어나기 위해서 그 한 가지에 집중하고 매달려 왔음이 틀림없다.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잘 알기에 우리는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다.

스티브 잡스가 추구한 디자인의 제1 원칙도 심플 이즈 더 베스트(Simple is the best)’였다. 그는 지금까지 그 어떤 위인들보다 자기의 삶에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그 선택된 목표에 대해 단순함으로 접근하였다. 그의 단순한 삶의 공식은 인생뿐만 아니라 제품에까지 들어가 있다. 일상의 모든 활동을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활동으로 재배치했고, 소모적인 시간과 잡다한 일들을 모두 제거했다. 덕분에 자신이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에 에너지를 집중시킬 수 있었다. 그는 초점과 단순성, 그리고 집중이 바로 현대인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단순함은 삶의 효율을 높여준다. 덕분에 원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고 성취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단순함은 하나의 전제를 필요로 한다.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를 스스로 아는 것, 바로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그 초점은 바로 내가 잘하는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맞춰야 한다.

나의 삶은 완벽하지 않았다. 그리고 삶은 완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실수도 있고 오점도 있고 모난 구석도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사람만이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힘차고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과거 나를 복잡하고 귀찮게 했던 것들도 나중에 뒤돌아보면 별 것 아닌 것들이 참 많았다. 진작 단순함의 미학을 깨우쳤더라면 그 때 더 행복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다면 단순하게 생각하자. 그래야 내 자신이 더 행복할 수 있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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