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하면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추석이다. 추석엔 자주 보지 못했던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이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명절이 되어 갖가지의 음식들을 맛볼 때면 스르르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남녀노소 좋아하는 추석 대표 음식에는 뭐가 있을까?
말랑말랑 고소함의 절정, 송편
송편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하여 소를 넣고 모양을 만들어 찐 떡이다. 본래 추석 때 햅쌀과 햇곡식으로 송편을 빚어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며 조상의 차례상에 바치던 명절 떡이다. 또한, 예로부터 송편을 먹으면 소나무처럼 건강해진다고 여겨 추석이 되면 꼭 만들어 먹었다.
요즘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만들어 먹기도 하며, 소는 깨, 팥, 콩, 녹두, 밤 등 다양하게 사용된다. 송편은 소의 종류에 따라 팥 송편, 깨 송편, 대추 송편, 잣 송편, 쑥 송편, 송기 송편 등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전
전은 부침 요리로, 전감의 두께를 얇고 고르게 저미고 크기와 모양을 일정하게 하며, 밀가루와 달걀 물을 씌워 부치는 음식이다. ‘전유어’ 또는 ‘저냐’라고도 하며, 궁중요리에서는 ‘전유화’라고도 불렀다.
전은 육류, 어패류, 채소류 등 각종 재료가 쓰이며, 반상 또는 잔칫상, 주안상에 두루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꼬치전과 명태전, 소고기전, 호박전, 표고 버섯전 등이 대표적인 추석 전의 종류이다. 그 외에도 동그랑땡을 비롯해 호박전, 동태전, 버섯전 등 집마다 다양한 전을 부쳐서 먹곤 한다.
임금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잡채
잡채는 17세기 조선 시대의 광해군 재위 시절, 궁중연회에서 처음 선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금이 식사 때마다 이충의 집에서 오는 음식을 기다렸다가 수저를 들곤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임금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음식이라고 한다.
‘잡’은 섞다, 모으다, ‘채’는 채소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명절에는 물론이고 평소에도 많이 해 먹는 음식 중의 하나이다. 당면을 투명하게 삶아 건져 시금치, 당근, 버섯, 고기, 양파 등을 넣고 따끈하게 무쳐내면 잡채가 완성된다.
여러 가지 색의 조화, 삼색나물
도라지와 시금치, 고사리로 이루어진 삼색나물은 세 가지 색의 조합으로 보기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재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양 성분을 서로 보충하여 영양 균형을 잘 맞춰준다.
도라지는 껍질을 벗겨 가늘게 잘라 소금으로 주물러 쓴맛을 빼고, 기름을 두른 팬에서 다진 마늘, 깨소금과 함께 볶은 나물이다. 담백하고, 쌉싸름한 맛이 특징이다.
시금치는 끓는 물에 데쳐 소금, 다진 파, 마늘, 참기름, 깨소금으로 무친 것이다. 고소한 냄새가 솔솔 풍겨 입맛을 돋운다.
독특한 식감을 갖고 있는 고사리는 말린 후 삶아서 한참 우려 기름, 간장, 파 등으로 볶아 만든다.
한국의 디저트는 우리! 한과, 유과, 식혜
한과는 곡물가루나, 과일, 식용 가능한 식물에 꿀, 엿 등을 섞어 달콤하게 만들어 먹는 우리나라의 전통 과자다. 과일이 없는 계절에 곡물의 가루와 꿀로 과일 형태를 만들고, 여기에 과일나무의 가지를 꽂아서 제사상에 올렸다고 한다.
유과는 찹쌀가루에 술을 넣고 반죽하여 찐 다음 모양을 만들어 건조시킨 후에 기름에 지져 조청이나 꿀을 입혀 다시 고물을 묻힌 전통 과자이다. 유과의 종류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모양에 따라 강정류, 산자류, 빙사과류, 감사과류, 연사과류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식혜는 밥을 엿기름으로 삭혀서 감미가 나도록 만든 음료로, 송편과 함께 먹어도 잘 어울리고, 튀김, 전 등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함께 먹어도 궁합이 좋다.
최민영 기자 minyoung0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