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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 명세희 학우(물리치료과 1)

등록일 2019년10월30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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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냐는 얘기는 당신의 근황을 듣고 싶다는 얘기다. 밥 한 번 먹자는 얘기는 얼굴 한 번 보자는 얘기다. 당신을 향한 나의 끝없는 관심이 당신에게는 부담이 될까 항상 걱정되어 말 한마디 제대로 걸지 못 한다. 끝까지 내 마음을 고백하지 못 한 탓에 그저 멀어져가는 당신을 바라보기만 해야 했던 것이다. 스쳐지나가는 인연으로 남고 싶지 않은 마음에 빨리 붙잡고 싶어져 조바심이 난다. 하지만 섣불리 다가갔다가 전보다 못한 관계가 되어버릴까 나는 두려워진다.

뭐가 되었든 아직은 당신이 너무 좋다. 당신을 처음 봤을 때 내가 당신에게 이렇게까지 빠지게 될 줄 알지 못 했다. 가벼운 말 한마디라도 걸며 당신과 얽히고 싶다. 요즘 꽂힌 음식은 무엇인지, 누구와 시간을 대거 보내는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나는 하나도 빠짐없이 궁금하다. 처음 당신을 좋아했을 땐 그저 당신이 행복하기만을 바랐는데, 이제는 당신이 어떤 감정 속에 살아가든 그곳에 내가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당신의 세계에 발을 딛고 싶다. 언젠간 용기 내어 내가 당신에게 안부 한 마디 전한다면 부디 가볍게 놓아 주지 말고 으스러지도록 붙잡아 주기를 바란다. 왜 이제야 왔냐며 버선발로 달려 와주기를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내가 가볍게 전한 그 안부 한 마디는 사실 한 글자 한 글자를 매번 고민해서 당신에게 다가가는 나의 두드림이다. 이 안부 하나 전하기까지 수많은 준비를 한다. 안부를 통해 우리가 더 발전할 수도 있겠지만, 더 멀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몰랐던 사이에 당신의 옆자리에 새로운 사람이 생겼을 까봐 항상 마음을 단단히 먹고 당신에게 어떤 말로 안부를 전할지 매일 매일 고민한다. 당신은 워낙 매력적이기에,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나의 말 한 마디가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제보다 오늘 더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큰 존재가 되고 싶다.

오늘은 꼭 안부 한 마디 전하리라 다짐한 내 마음이 또 휘청거리며 내일로 일을 미룰지라도 당신은 그 자리에 서 있어 주길 바란다. 물론 당신이 먼저 나의 쪽으로 한 발자국 다가와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을 나는 알기에, 더 멀어지지만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지금 그 곳이 너무 바쁠지라도 내 쪽으로 조금만 고개를 돌려주길 바란다. 행여 나와 반대편에 있는 어떤 아름다운 여인이 당신에게 먼저 안부를 전할지라도 오래 머물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조만간 당신에게 나답고 진하게 남을 안부를 전하겠다. 나는 그 날 당신의 마음에 들어가 나라는 촛불 하나를 키겠다. 당신은 그 불씨를 잊지 말고, 잃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하루를 함께 할지 정할 것이다. 당신 입맛에 딱 맞는 가게에 가서 함께 식사를 할 것이고, 당신의 고운 얼굴이 잘 보이는 카페에 가서 잘 지내냐는 말 한마디를 시작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머지않아 시작될 우리의 이야기에 당신이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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