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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어려워지는 다른 가맹점 찾기

등록일 2019년10월30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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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카스텔라부터 마라탕과 흑당 버블티까지 유행하는 음식의 가맹점이 우후죽순 생겼다 사라지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한 마디로 ‘미투(Me-too) 창업’, 어느 업종 중에서 장사가 잘되면 유사한 외식업체들이 가맹점을 끌어모으는 창업 형태다. 유행하는 것들이 150m 간격으로 생기고 결국 과도한 경쟁 끝에 금방 사라지곤 하는데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들이 받게 된다. 반면 가맹본부는 나 몰라라 하며 금방 또 다른 흥행 아이템을 찾아 가맹점 모집에 나선다. 더불어 잘 나가는 브랜드의 메뉴와 콘셉트를 비슷하게 따라 하는 카피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 또한 ‘미투 창업’에 포함된다.

대표적으로 이름마저 유사한 원조 브랜드 ‘이차돌’과 카피 브랜드 ‘일차돌’이 있다. 일차돌은 초밥, 쫄면 등 사이드 메뉴를 베꼈을 뿐 아니라 간판과 대나무를 이용한 인테리어까지 그대로 따라 했다. 이에 대해 이차돌은 일차돌을 상대로 상표권 침해 금지 등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차돌의 손을 들어주어 일차돌은 사이드 메뉴와 간판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프랜차이즈업계 내 한정된 서비스 업종들이 유행을 선도하며 인기를 얻다 보니,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명성에 무임 편승하려는 유사 브랜드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업계 내 현실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가맹계약과 가맹사업 시장제도 연구’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점포 중 직영점 비율이 1%P 상승할 때마다 가맹점별 연 매출액은 평균 147만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직영점 비율이 경영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데도 전체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본부의 직영점 운영 경험이 없는 비율은 59.5%에 달했다. 이는 가맹본부 경험이 없어 매장 운영에 꼭 필요한 제품과 재료를 납품하지 못하거나 초기 계약비용만 받고 이후 관리는 나 몰라라 하는 브랜드가 다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유행을 따라 준비 없이 창업하는 ‘미투 창업’은 베끼기로 출혈 경쟁을 유도해 산업 전체를 갉아먹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과도한 유사 브랜드 양산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브랜드의 가치를 깎아내릴 뿐 아니라 모방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접한 선의의 가맹점들도 상표권 침해소송 등의 예상치 못한 피해를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9월 23일 ‘점주의 경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최소 1년 이상 직접 사업을 해본 곳만 가맹점을 모을 수 있다. 또한, 실제 매출이 가맹본부가 제시한 예상 매출액에 미치지 못해 폐점 시 점주가 부담하는 위약금을 완화해줘야 하며, 가맹본부가 광고나 판촉 행사를 할 땐 일정 비율 이상 점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는 해당 점주들에게 비용을 떠넘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단, 시장 충격 완화를 위해 신규 출점 시에만 적용하고, 1년 이상 유예기간을 줄 방침이다.


신지선 기자 jisund5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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