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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 - 홍양화 학우(물리치료과 3)
등록일
2019년12월04일 09시00분
“나에 대한 기대 없이, 내 안에 나를 믿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뒷일에 대한 고민 없이, 살짝 약에 취한 듯, 생각이 없는 듯, 미래에 대한 기대 말고, 신에게 모든 걸 맡기고, 내 하루를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간다.”
2016년 12월 1일, 잠결에 적었던 나의 일기다. 수능 성적이 마음처럼 안 나와서 걱정하고 있을 때 적은 글이었다. 당시의 우울함을 이겨내려고 썼던 무의식 속의 글이, 지금은 내 인스타그램 대문글에 적혀 나의 모토가 되었다. 나의 모토를 이 글에 길게 풀어보려고 한다.
나에 대한 기대 없이 내 안의 나를 믿고
장남으로 태어나서 통화 때마다 ‘우리 홍대감만 믿는다’는 할머니의 목소리를 한쪽 등에, 나이 먹고 다시 대학 갔으니 어디 잘하나 보자는 사람들의 시선을 다른 한쪽 등에 짊어지고,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을 올가미처럼 목에 감고 살았던 나를 위해. 기대, 시선에 등 떠밀리지 말고 나를 믿어주길.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뒷일에 대한 고민 없이
우리의 시도를 붙잡는 고민들은 뭐가 있을까? 귀찮음? 귀찮아서 안 하는 거면 안 하는 게 맞다. 그리고 귀찮은 걸 안 한다면 할 수 있는 건 없다. 먹고 살 걱정? 먹고 살 걱정은 모두가 하지만, 걱정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는 것도,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모두가 알고 있으니 결국 남는 건 뒷일에 대한 고민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뿐.
살짝 약에 취한 듯 생각이 없는 듯
사실 하고 싶은 걸 하는 건 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지금 그렇게 살고 있는 나도 제정신이 아니라는 소리를 듣고 있고. 재밌는 건 남들 다 하니까 따라서 하는 사람도, 나도 안 하니까 시도를 하지 않는 사람도, 내가 보기엔 다 제정신이 아닌 듯하다. 하고 싶은 걸 하자. 제정신 아닌 것처럼, 생각이 없는 것처럼.
미래에 대한 기대 말고 신에게 모든 걸 맡기고
‘목표를 크게 잡고 시작해야 못 미쳐도 반이라도 갈 수 있다’라는 조언을 믿고 살았었는데, 그 커다란 목표와 초라한 현재를 비교하는 나를 자주 발견하곤 했다. 이런 나에게 친한 형이 질문을 했다. “우리는 무엇이 되기 위해 행동할까, 계속 행동하다 보니 무엇이 되는 걸까?” 둘 중 정답은 없지만 나에게 맞는 조언은, 나를 옥죄는 기대, 목표는 버리고 걱정 같은 건 신에게 맡기고, 한 걸음 한 걸음 의미를 두며 나아가는 것.
이 글이, 주저함에 눌려 멈춰있는 사람에게 그 짐을 조금은 덜어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나 아닌 것에 끌려 원치 않는 길을 가는 사람에게 조금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또 한 번의 큰 시험을 앞두고 있는 나에게 나의 신념을 더 깊게 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 많은 경험을 할 것이고 그만큼 많은 어려움을 만나겠지만, 그럼에도 꺾이지 않고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꿋꿋이 가길.
신구학보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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