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희교 교수(그래픽아츠과)
세계의 기후는 크게 아프리카와 같은 열대 지역,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 지역, 러시아와 같은 한대 지역으로 나누어집니다. 그 중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 지역은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사람이 살기에 적당한 온대성 기후의 특색을 나타냅니다.
온대 지역에서 사계절이 생기는 이유로는 지구가 12개월의 시간 동안 가만히 있지 않고 중심축을 기준으로 23.5°의 기울어진 상태로 자전(하루에 한 바퀴의 주기로 회전하는 현상으로 밤과 낮이 발생)과 공전(태양을 중심으로 주위를 맴도는 것으로 1년 주기)을 하며 태양의 주위를 맴돌며 계절마다 받아들이는 태양열의 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좀 더 과학적으로 설명을 하면 지구의 자전축을 기준으로 남극과 북극의 가운데 표면의 점을 이은 선을 ‘적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위도’는 그 적도를 기준으로 북쪽과 남쪽으로 떨어져 있는 정도를 말하는데 위도에 따라서 태양의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따라서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적도와 가까운 지역은 대체로 열대 기후가 되어 사계절의 변화가 없는 더운 날씨가 일 년 내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적도와 멀리 떨어져 있는 남극과 북극은 한대 지역으로 저녁이 없어지는 ‘백야 현상’도 생기게 됩니다.
하루 중 태양의 고도가 가장 높을 때를 최고 고도 또는 최고 고도각이라고 하는데, 최고 고도를 측정할 때는 길이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태양과 지표면이 이루는 각을 측정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년 중 1/4은 태양의 높이가 높아(90도에 가까우며) 여름이 되며(6월~8월), 1/4 정도는 태양의 높이가 낮아(90도에서 멀어지며)(12월~2월) 겨울이 됩니다. 그 사이에 있는 봄과 가을은 그 사이 각도에 해당되는 기간이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은 위도 선상에 있는 지역들은 대체로 사계절이 명확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과거에는 과학적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설명하지는 못하였지만, 농사를 주된 업으로 삼은 선조들은 절기가 바뀌는 것을 삶의 지혜로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1년을 24절기로 나누었는데, 대략 15일 간격으로 절기를 나누었습니다. 봄에는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가 들어 있는데, 그 중 ‘경칩’이 3월 달 속에 있습니다. ‘경’은 채찍질에 놀라 깜짝 놀라 뛴다는 의미이고 ‘칩’은 벌레가 겨울을 나기 위해 숨어 꼼짝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즉, ‘경칩’은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 생명을 얻는 시기’를 말합니다. 옛날에는 이날이 되면 농촌에서는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면서 개구리(또는 도롱뇽) 알을 건져다 먹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현대어로 풀어보면 ‘경칩’ 쯤이 되면 겨울철의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통과하게 되어 한난(寒暖)이 반복되다가 그리하여 기온은 날마다 상승하며 마침내 봄으로 향하게 됩니다.
‘경칩’에는 농부들이 밭에 씨를 뿌립니다. ‘경첩’에 씨앗을 뿌리는 이유는 ‘경첩’일 때여야만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토양은 땅뒤집기가 한결 수월해지며, 부드러워진 땅은 뿌리내리기에도 쉽습니다. 따스한 온기를 지닌 바람이 씨앗의 발아를 재촉합니다. 한해의 농사가 ‘그 때’ 결정된다고도 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듯 많은 곳에서 선조들의 삶에 지혜가 묻어납니다.
지구 온난화로 예전과는 다르게 많은 것들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작년에는‘눈’다운 ‘눈’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금 한창 유행하고 있는‘코로나 19’도 온난화의 영향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봅니다. ‘바이러스’의 특성상 날씨가 따뜻해지면 자연 소멸한다고 하는데, ‘신종바이러스’도 3월말까지는 피크를 이루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5월경에는 소멸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무쪼록 개인위생에 철저히 해야 하는 시기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수건, 티슈 등은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지 말고 알코올로 자주 소독하여 Virus Free 환경을 유지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아무튼, ‘경칩’에 씨앗을 뿌리는 농부처럼 신입생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여 멋진 학창 생활을 계획하길 바라며, 재학생은 각자 의미 있는 인생설계를 할 수 있는 3월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