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보육과 문영보 교수는 우리 대학교에서 올해로 30년간 근속 중이며, 성남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다. 인터뷰에서 문 교수는 학생들과 다문화 가족에 대해 따뜻한 시각을 보여주었다.
오랜 시간 교직에 근무한 만큼 문 교수는 소신 있는 교육 철학을 역설했다. 바로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지식을 배워나가는 평생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교육이라는 것이 하나의 지식보다 그 지식을 알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흔히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줘야 된다고 하잖아요. 하나의 지식은 시대가 변화하면 이미 쓸모없는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학생들 스스로가 지식을 찾아가고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평생 학습자로서의 자질을 길러주는 것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시험에서도 교재에 나와 있거나 내가 강의한 내용뿐만이 아니라 그 과목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써보라는 문제를 내기도 합니다. 자기 나름대로의 관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또한 본인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서 결정을 내리고 그에 대한 결과는 본인이 책임지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 교육을 합니다.”
문 교수는 2008년 설립된 성남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아 6년째 활발히 활동 중이다. 성남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는 교육 사업을 필두로 상담 사업, 문화 사업, 특성화 사업과 성남시 시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 교수가 가장 주력하는 사업은 한국어 교육과 다문화 여성 역량 강화 사업이다.
“다문화 가정에서 제일 힘들어 하고 필요로 하는 게 의사소통이기 때문에, 한국어 교육에 가장 힘을 쓰고 있어요. 말이 잘 안 통하면 오해가 생겨서 가정에서 갈등이 일어날 수가 있거든요. 취업 교육과 취업 연계 등 다문화 여성들의 역량 강화 사업 또한 중요해요. 일반적인 한국 가정과는 달리 다문화 가정의 부부는 나이 차가 조금 커요. 때문에 남편이 머지않아 경제 활동 능력이 없어지면, 어린 자녀를 키우고 가정을 이끌어야 하는 게 바로 다문화 여성들이예요. 이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져야지만 가정도 안정되기 때문에 신경 쓰고 있죠.”
문 교수가 센터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센터의 지원을 받은 가정들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희망을 얻어 다시 일어설 때라고 한다. 또한 다문화 여성이지만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성들을 보면서, 인성이 갖춰져 있고 열의가 있다면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성공적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낯선 언어나 문화는 시간이 지나면 다 익숙해지더라도 개인이 가진 기본적인 자질은 어디서든 통하기 때문이다.
성남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는 매년 엑스포에 참여해 부스를 운영하고, 바자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이렇듯 교내에서 진행되는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의 프로그램들에 대한 문 교수의 생각을 물었다.
“우리 센터에 대해 모르는 학생들도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센터에서는 엑스포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과 학생들의 경우에는 월드비전과 은행동 복지관을 포함해서 지속적으로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타 과에서도 전공 관련해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치위생과 학생들이 다문화 자녀를 대상으로 구강검진과 치아관리 방법을 가르쳐준 적도 있고, 컴퓨터정보처리과 학생들은 경기도 여성발전기금을 받아 다문화가정을 방문해 컴퓨터 교육을 하기도 했어요. 원예디자인과에서는 플로리스트 양성 과정을, 식품영양과 외식서비스경영전공에서는 바리스타 양성 과정을 지도해 주시기도 했죠.”
마지막으로 문 교수는 교수로서, 센터장으로서 학생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당부를 전했다.
“가정적으로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게 참 보기가 좋고 대견스럽더라고요. 그렇게 힘들게 학교 다니고 경험했던 것들이 인생의 좋은 밑거름이 되니까 희망을 잃지 말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또 지금은 지구촌 시대잖아요. 해마다 여러 해외 프로그램들이 있으니 이런 기회들을 이용해서 국제적으로 활동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다문화 가정도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국제화의 흐름이니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그들도 우리와 같다는 걸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임예슬 기자 yim__@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