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타임캡슐은 어렸을 때 미래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전하고 싶은 말 등을 적어서 땅속이나 어딘가에 보관해놓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훗날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그것을 꺼내 보고 ‘이땐 그랬었지’하며 추억을 회상하게 해주는 매개체로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나도 분명 어렸을 때 타임캡슐을 만들어서 학교 운동장에 묻어둔 거 같은데 위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설령 기억이 난다고 해도 찾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이러한 생각들을 하고 있던 찰나에 책장에 있는 졸업앨범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타임캡슐이라고 딱 정해놓지 않았어도 우리 주변에는 타임캡슐이 존재했다. 책장 속에 있는 졸업앨범, 장롱 위 오래된 상자 속의 사진들, 나의 n클라우드, 심지어 메일함까지. 졸업앨범은 평소에 잘 보지도 않으면서 어쩌다 한번 보게 되면 추억에 빠져서 기본 1시간은 보는 것 같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심심해서 들어가 본 n클라우드를 보면 중학교 때부터 찍은 사진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다 보려면 하루가 모자랄 수도 있다. 1년 전쯤 근무한 회사에서 할 일이 없으면 메일함 들어가서 괜히 옛날 메일들을 읽어 보곤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사용해온 이메일이라서 초등학생 때 친구들과 공유한 발표자료부터 해서 중고등학교 때 했던 과제들이 가득했다. 이런 메일들도 하나하나 다 읽다 보면 추억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우리 주변에는 우리도 모르는 타임캡슐이 존재했고 지금도 타임캡슐은 만들어지고 있다. 그냥 단순하게 그 시절을 추억할 수도 있겠지만 그때의 내가 지금 얼마만큼 성장했는지, 잊고 사는 건 없는지 생각해보면서 내 주변 속에 타임캡슐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