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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제 특집] 학우들의 연애를 부탁해!

등록일 2020년11월04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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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연애가 달콤하고 순탄하게 풀리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분명 좋아하는 사람인데 이 만남이 답답하고 힘들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 또, 짝사랑에 마음 졸이거나 옛사랑이 그리워 잠 못 들고 뒤척이기도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 학우들을 위해 준비한 시간! 각종 연애 프로에 출연해 고구마 같던 연애를 속 시원하게 뚫어 준 연애의 고수, 곽정은 작가를 모시고 청춘 연애 상담소 사연 이벤트를 진행했다. 
 
#모태솔로를 탈출하고 싶어요
A 학우 태어나서 한 번도 연애를 해 보지 못한 스물한 살 모태솔로 남자입니다. 키도 작고, 얼굴도 잘생긴 편이 아니라 말솜씨와 매력으로 승부를 봐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숫기가 없어 처음 시작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처음 만났을 때 친해지는 방법, 자존감이 높아지는 방법 이 두 가지 꼭 좀 알려 주세요.
곽정은 작가 스스로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느껴져요. 누구 앞에 가서든 내가 나를 이미 모태솔로라 규정하고, 이 상태로 얘기를 하면 당연히 지금 말씀하신 결과가 나오는 거죠. 즉, 이것은 애초에 내 성격이 그래서 그런 게 아니라 내가 나를 모태솔로라고 생각하고 이미 위축된 상태로 누군가를 만나는 거예요. 애초에 나는 모태솔로라고 생각하는데 어디서 자신감과 자존감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일은 많지 않거든요. 수줍음 때문이나, 용기를 발휘하지 못해서나 매력과 말솜씨로 승부를 보지 못해서가 아니에요. 사람에게 접근하고 나의 모습을 보여줄 때는 내가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보는 게 좋지, 대결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채로는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없어요. 그리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어떤 스킬을 바라지 마세요.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나 같다고 생각되는 것, 내가 이걸 했을 때 재미있고 좋아한다 생각하는 무언가를 찾아야 해요. 내 인생을 나답게, 20대답게 20대에 해야 하는 경험들을 하고 내가 나에게 얼마나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그 마음 상태는 변하기 때문에 주눅 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마음의 병을 안겨 준 전 애인, 어떻게 하면 잊을 수 있을까요?
B 학우 저는 우울증과 불면증이 심한 친구와 한동안 장거리 연애로 사귀었습니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그 친구가 알바를 시작하면서부터 “힘들다”, “죽고 싶다”, “지친다”는 얘기를 자주 하더라고요. 저는 최선을 다해 위로해줬는데 어느 때부터 저까지 우울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자해를 한 상처까지 보여주니까 너무 당황스럽고 지쳐서 그러지 말라고 말하니 “나는 그냥 나를 위로해 주고 토닥여 주길 바랐는데, 원래 연인끼리 이런 건 공유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저는 한 번도 힘들다 얘기한 적 없는데 도대체 뭘 공유했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결국 그 친구와는 헤어졌지만 이제 제가 마음의 병이 든 기분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그 친구와 이 기억을 잊을 수 있을까요? 
곽 작가 그 친구가 손님들에게 많이 치이니까 힘들다고 감정 쓰레기통을 애인에게 강요한 것 같아요. 사람마다 감정 강둑의 높이가 다르다고 표현을 하는데, 똑같은 상황이 닥쳐왔을 때 강둑이 높으면 그 정도의 일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갈 수 있어요. 하지만 강둑이 낮은 사람이라면 작은 일에도 범람하고 그 사건이 자신을 망가트릴 수도 있는 거예요. 아마 사연자분이 만난 애인은 강둑이 남들보다 낮은 친구일 거예요. 뭔가 지쳐 쓰러졌을 때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돌아보고, 토닥여 주는 건 애인의 몫이 아니에요. 또 우울함이라는 건 원래 전파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연애를 하고 끝에는 네가 나쁜 애라는 비난까지 받았다면 사연자분 입장에서는 지치고, 상처받는 게 당연한 거예요. 그 친구가 힘든 사람이었기에 이렇게 됐지만 본인의 노력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연자분의 우울함은 당연히 전염됐을 거고 죄책감은 강제로 주입된 상태일 거란 말이에요. 그런 상황에 어떻게서 잊을까 계속 고민하고 감정을 빼내려 하면 더 끈끈이처럼 붙게 될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을 잊으려고 하지 마시고 ‘내가 진짜 노력했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했어’하고 스스로에게 존중하는 말을 해주세요. 당분간은 상처 받았으니 나를 토닥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나를 전적으로 신뢰해 주고 항상 응원해 주는 따뜻한 친구들을 만나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윤예원 기자 lonstos@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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