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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나무를 살리는 슈바이처, 나무 의사

등록일 2020년11월04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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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337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선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직업을 가진 동문을 만나보려 한다. 혹시 나무 의사라고 들어보았는가? 사람의 질병을 치료해주는 의사처럼 나무 의사는 수목의 피해를 진단·처방하고 그 피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이다.

현재 나무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철응 동문은 ()월송나무병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식물에 대한 애정도 강하다. 또한, 하동군장학재단에 몇 차례 기부도 하며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현재 우리 대학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후배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 최초로 제1호 나무의사라는 자격을 갖춘 김 동문을 만나보자.

먼저 나무 의사가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지 물었다.

여러분은 아플 때 누구를 찾아가나요? 당연히 의사 선생님을 찾아가지요. 그럼 집에 있는 반려 동물이 아프면 어디를 가나요? 생각할 것도 없이 동물병원의 수의사를 찾아가실 겁니다.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나무가 아플 때는 나무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나무 의사는 말 그대로 나무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가입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무가 아프거나 또는 건강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을 때 찾아가는 사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나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많은 종의 나무를 치료한 김 동문에게 업무를 보면서 제일 보람찼던 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아픈 나무의 상태가 호전되어 감사의 말을 들을 때입니다.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함께 샘솟습니다. 개인적으로 천연기념물 중에 합천의 화양리 소나무’, 부산의 좌수영지푸조나무등을 치료할 때 보람이 더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피해 원인을 저만의 진단 장비와 방법으로 해결해 나갔기 때문입니다.”

김 동문만의 진단 장비로 나무를 치료하셨다니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애정이 높은 것 같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나무가 무엇인지 물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나무는 배롱나무입니다. 별다른 꽃이 피지 않는 한여름 붉은색의 꽃을 3~4개월 피우는 모습에 반했습니다. 색깔과 지속성이 남다른 나무입니다.”

나무 의사라는 직업을 알게 된 계기와 나무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물었다.

나무 의사는 학창 시절 조경학과를 다닐 때 처음 접하게 되었고 나무 의사의 강의를 수강하며 알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현역에서 일하고 계신 나무 의사가 학교 강의를 해 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지금은 손에 꼽을 정도의 분들이 강의를 해 주시지만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전국에서 나무 의사들이 직접 강의를 해 주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우리 대학을 다닌 것이 저에게는 기회의 시작이었습니다. 준비는 사실 한 두 달 공부했다기보다는 근 20년 가까이 꾸준히 관련된 학문을 찾아보는 과정이 있었기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나무 의사는 1~2년 만에 자격증만을 취득한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랜 준비 기간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나무 의사를 꿈꾸는 우리 대학 학우들에게 격려를 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나무 의사는 직업의 하나입니다. 나무를 좋아하고 학문탐구에 관심이 많으며 인내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 이 분야를 택해 주십시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쉬운 직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기도 하고, 땅을 파기도 하고 허름한 옷차림으로 농약을 살포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지만 전문직이기 때문에 내가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직업으로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나무 의사는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기 때문에 힘들다는 사실을 꼭 인지해 주십시오.”

이론과 실전으로 무장된 전문가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세월의 무게가 실려있었다.


구본훈 기자 bh8403@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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