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에 이미 예고된 저출산의 충격이 입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껏 잘 해왔지만, 인구 절벽으로 인한 필연적 현상 앞에서 우리 대학도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올 입시에서 우리나라 136개 전문대학 가운데 110개 대학이 신입생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2021학년도 입시에서 입학 정원 1,000명 미만의 소규모 대학을 제외하면 100% 충원 전문대학은 9개교에 지나지 않는 상황이니 올해 각 대학이 받은 충격은 어느 때보다 컸다. 입학 정원 1,000명 이상 비수도권 대학은 전부 정원을 채우지 못했는데 더 심각한 문제는 대학 진학연령인 만 18세 인구가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2024년에는 학령인구가 37만 명으로 줄어 2021학년도 대학 입학 정원인 약 48만 명에도 11만 명이나 모자라게 된다.
서울지역에 소재한 9개 전문대학 중에서도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한 학교가 생겨 서울지역 충원율은 98.8%로 집계되었다. 그다음은 인천(93.3%), 광주·전남·전북(90.8%), 대구·경북(87.8%), 강원(82%), 경기(81.7%), 부산·울산·경남(80.6%), 제주(78.9%), 대전·세종·충남북(73.9%) 순이었다. 우리 대학이 소재한 경기 남부 지역 전문대학의 입시 결과를 살펴보면 총 23개 대학의 충원율이 81.2%로 최종 집계되었다. 충원율이 50%에 미치지 않는 대학도 있어 그 심각성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입학자원의 감소에 대한 대비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나 코로나19가 이어지는 상황이 전문대학 입시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비대면 수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예전처럼 실험 실습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점은 전문대학 여러 전공에서 학생을 모집할 때 불리한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도 언제 안심할 수 있을지 예측도 쉽지 않은 상태이며 입학자원을 계속 줄어 2022년 입시도 희망적이지 못하다. 그럼 우리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년 입시를 더 철저하게 준비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번 입시 상황과 미달 사태에 대한 원인분석과 학과별 대책 등 지금까지 진행했던 정원 조정 등 학과별 운영 전략을 다시 되돌아보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고3 학생들의 생각을 파악하는 일이다. 코로나19로 지친 고등학생들에게 우리 대학이 어떤 희망을 줄 수 있을지? 학생들은 대학을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을 갖고 판단하는지? 어떤 매체가 가장 큰 영향을 주는지? 전문대학과 전공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등 교육 수요자의 마음을 고려해 전공별로 입학자원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 학과의 개편과 구조조정은 어떻게 해야 할지, 정원은 어떻게 조정하면 좋은지, 학교와 학과 홍보는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등 구체적인 방안을 세워 우리의 역량을 모아야 하겠다. 전체 교직원,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 모두가 홍보 요원이 되어 알차게 운영하는 우리 대학과 전공 선택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당장 해야 할 일은 많고 수시 1차까지 남아 있는 시간은 부족하다.
신입생들은 매년 이맘때면 캠퍼스의 주인공이 되어 삼삼오오 모여 다니며 학교의 곳곳을 환하게 빛내주었다. 3월이 절반이나 지났는데도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학교는 쓸쓸하기만 하다. 계절은 어김없이 바뀌어 봄이 왔으나 주인공이 오지 못하는 3월의 학교 풍경은 전문대학의 어려운 위기 상황을 직접 대변해주는 것 같다. 신입생들이 우리 대학에 입학해 새로운 출발점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첫발을 내디뎠듯이 이제 우리는 크게 바뀌어버린 입시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 또 다른 도전이 필요하다고 해서 우리가 늘 해왔던 교육의 내실 있게 하는 일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신입생들도 학교와 교수님을 따라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교육의 성과를 내는 일은 기본이며 입학자원 확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입학한 신입생들은 전문기술인 양성의 요람인 신구대학교에서 꿈을 이뤄나가기 위해 전공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
새로운 출발점에서 생각해보자. 입시를 준비하는 고3 학생들에게 우리는 어떤 희망 줄 것인지? 어떤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더 적극적으로 우리
대학의 장점을 알리고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겠다. 우리 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이 더 많아지도록 새로운 출발점에서 새로운 각오로 학생 모집에 온 힘을 다해야 할 때다. 개교 50주년이 몇 년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개교 당시의 각오로 신구가족 모두가 더욱 단합하고 합심해야 한다. 학과의 위기는 곧 대학의 위기이고, 학과의 경쟁력이 곧 대학의 경쟁력임을 다시 한번 깊게 새겨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