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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시대,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 이병권 교수(세무회계과)

등록일 2021년03월17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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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교수(세무회계과)
최근 우리 사회에 부동산과 주식 등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예전에는 이러한 투자가 주로 40~50대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지금은 20~30대 젊은 세대에서 이른바 “영끌”이라는 이름으로보다 과감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하철에서 상당수의 젊은이가 증권어플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과거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 월급을 받으면 매월 적금을 넣어 목돈을 마련하고 일정 금액이 모이면 다시 정기예금에 넣어 이자로 돈을 불리는 것이 재테크의 정석이었다. 그러나 10년 전 금융위기와 지금의 코로나 사태 등 두 번의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돈이 풀리고 이로 인해 금리는 형편없이 떨어졌다. 예금금리가 2%일 경우 투자금이 2배로 불어나려면 36년이 걸린다. 금리가 1.5%라면 무려 48년이 걸린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안전하다고 한들, 예·적금을 통해 재산을 불리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 
 
재산증식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인플레이션, 즉 화폐가치 하락이다. 설령 36년 만에 1억 원이 2억 원이 됐다고 하더라도 그 차액 1억 원은 실질수익이 되지 못한다. 36년 동안 화폐가치가 그대로 유지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화폐가치가 1/5로 떨어진다면, 즉 물가가 5배로 오른다면 2억 원의 실질 가치는 4,000만 원으로서 본인의 재산이 불어나기는 켜녕,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현실 세계에서 인플레이션은 절대 피할 수 없다. 물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은 일시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그것이 장기화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물가가 하락하면 당장의 소비가 감소하고 투자도 감소하게 되므로 경제가 성장할 수 없다.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음으로 정부는 늘 인플레이션을 통해 명목소득을 증가시켜야만 하고 경제 위기 때마다 돈을 풀 수밖에 없다.  
 
저금리 시대에서 저축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며, 투자는 이제 시대의 큰 흐름으로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해야 할 것인가? 흔히 주식투자라고 하면 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 즉 주식매매(트레이딩)를 통해 돈을 버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이는 대단히 힘들고도 위험한 일이다. 주가, 즉 기업가치는 흔히 펀더멘탈이라고 부르는 해당 기업의 장래 수익성과 성장성, 위험 등 재무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주식가격은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며 특히 단기적으로 주식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그 기업의 펀더멘탈이 아니라 수급이다. 매도세와 매수세 중 어느 쪽이 더 강한가에 따라 가격이 내리기도 하고 오르기도 하는데 이를 미리 맞춘다는 것은 50%의 확률을 걸고 하는 베팅(도박)과 다르지 않다. 오늘 시장에서 누가 얼마나 많이 사고팔지를 미리 안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며 이를 맞추려다가 대부분 주식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주식을 사는 것은 곧 주주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반드시 내가 소유하고 싶은 회사를 사야 한다. 장기적인 미래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 사업위험 등을 감안하여 투자하되 장기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우량기업을 골라야 한다. 그래야만 가격이 하락할 때도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매매를 하자면 하락할 때 사고 상승할 때 팔아야 하는데도, 개인들은 대부분 주가가 상승하면 사고 싶고, 하락하면 팔고 싶어 한다. 하락하더라도 그 기업을 믿고 오히려 추가 매수하려면 확고한 믿음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 앞으로 본격 도래할 4차산업혁명 시대에 사람들이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게 될지를 생각해보면 답이 보일 것이다. 
 
종목 선택이 어렵다면 이미 시장에서 다수에게 선택받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시가총액 상위기업이란 이미 다수에 의해 선호되다 보니 가격이 비싼 기업으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은 이미 외국인지분도 상당하다. 양극화로 인해 비싼 아파트가 더 비싸지듯이 시가총액이 큰 기업일수록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기업들 중 본인이 선택한 기업의 주식을 돈이 생길 때마다 적금을 붓듯이 꾸준히 모아나간다면 먼 훗날 시간의 힘으로 크게 불어날 것이며 이를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세일기간을 잘 이용해야 한다. 혹시라도 경제적인 충격으로 전고점에서 20~30% 하락하면 이때는 팔고 싶은 공포심을 떨쳐버리고 오히려 평소보다 더 많은 물량을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용기와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내가 선택한 우량기업의 매출과 이익은 인플레이션에 따라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면서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시간의 힘을 믿고 단기적인 시세 등락에 연연하지 않고 인내하며 장기투자해야 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버핏은 “주식은 사고파는 물건이 아니라 내가 그 회사의 영원한 주인이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강남아파트도 지금까지 계속 오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늘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수십 년간 우상향한 결과 지금은 25년 전보다 10배 이상 오른 것이다.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니 그만큼 큰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투자목적의 강남아파트가 매월 월세수익을 제공해주면서 장기적인 시세차익을 제공해 준다면, 주식은 매년 은행이자 이상의 배당을 주면서 장기적인 차익을 제공해 준다. 게다가 인플레에 따라 월세수익이 늘어나는 것처럼 배당금도 기업이익증가에 따라 매년 늘어나기 때문에 수익 모델은 거의 같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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