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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넘어선 문화 도둑질

등록일 2021년03월17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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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월 초, 중국의 모바일 게임인 샤이닝 니키에서 한 아이템을 한복이라 소개하며 출시한다. 이를 본 중국 유저들은 중국 조선족의 의상일 뿐이라 주장했고, 개발사는 해당 아이템을 삭제하고 사과하면서 한국 유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개발사는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으로써 당사와 중국의 입장은 늘 일치하며, 국가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한다라고 입장을 밝히며 한국 서버를 종료하기에 이른다.

이는 최근 중국 국수주의
(개인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 충돌할 시 국가의 이익만을 우선도록 하는 이념)가 강화되며, 이 과정에서 한푸 부흥 운동의 일환으로 중국의 전통복식인 한푸 착용과 개선을 장려하는 흐름이 형성됐다. 그러던 와중에 이웃 나라인 한국의 전통복식 한복을 한푸라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논란이 개인 간의 마찰이 아닌 중국의 방송, 드라마, 게임 등 전방위적으로 일어나 한중 문화계와 커뮤니티 상에서 한복과 한푸에 관한 분쟁이 커졌다. 특히 중국의 입김이 센 게임계에서 한복을 한푸라 표기하며 한국 유저의 의견을 묵살해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현재까지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문화 예속화 시도는 작년 김치와 한복에서 시작해 올해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 중국의 국가 산하 SNS인 웨이보에서는 한복을 우스꽝스럽게 그려 조롱하는 글이 많은 추천수를 기록함과 동시에 한푸 일러스트라며 한복 일러스트가 공식 계정으로 게시되기도 했다. 또한, 중국의 대표적 위키인 바이두백과(百度百科)에서는 김치의 기원을 중국이라 기술하며 김치의 장인 정신은 중국의 오래되고 훌륭한 요리 유산 중 하나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명칭 또한 파오차이라 주장하며 중국어로 김치의 설명을 한궈 파오차이(韩国泡菜)’라 명시했다. 김치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태권도, 판소리 등 한국 문화에 대해 중국의 고유 문화를 한국이 찬탈한 것’,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문화라 주장하며 문화 왜곡을 일삼고 있다.

위와 같은 사례들은 중국의 한국 문화 예속화 시도로 동북공정의 한 갈래이다
. 동북공정의 공식 명칭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东北边疆历史与现状系列研究工程)으로, ‘동북변강지역의 역사 및 현 상황에 대한 연구 사업을 의미한다. 이 사업은 현 중국 또는 청나라 영토에 흥기했던 모든 나라들의 기원이 처음부터 중국에 있었다라고 주장하는 정부 주도의 수정주의적 역사 왜곡 시도로, 20023월부터 시행돼 20072월에 공식적으로 종결됐다. 한국 문화 예속화 시도는 동북공정에 영향을 받은 중국인들이 국가와 민간을 가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한국 문화를 예속시키려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위 샤이닝 니키 한복 사태가 대표적이다. 더불어 김구, 세종대왕, 김연아, 윤동주 등 한국의 문화 및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을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이라 주장하는 등의 만행을 일삼고 있다.

각 나라의 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아무도 믿지 않을 이런 허무맹랑한 주장들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우선 현재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어떤 산업군이든 전 세계적으로 입김이 가장 강한 나라다. 따라서 중국의 거대 자본의 투자를 받고 의지하는 많은 국제 기업들은 중국의 눈치를 보게 될 수밖에 없고, 중국의 문화 예속화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며 현재도 그러한 사례들이 존재한다. 기업 측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별다른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한국 문화를 중국 문화라 믿게 되는 것이다. 또한,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유튜브나 트위터와 같은 웹사이트의 경우 무의식적으로 상식을 학습하기 용이해 SNS 상의 문화 예속화 시도에 대한 더욱 많은 경계와 주의가 필요하다.

문화 예속화 및 동북공정 등 역사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은 관심과 잘못된 정보 정정 및 정부 차원의 항의가 필요하다
. 하지만 현재 한국사회에서는 동북공정이 공식적으로 종결된 이후 크게 주목하지 않고 짧게 보도가 되는 등 현 사태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부족하다. 중국의 영향력이 막대한 지금, 한국 고유의 문화를 뺏겨 한복한푸, ‘김치파오차이로 오인 받게 될지도 모른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한국 문화 예속화는 명백한 문화 도둑질이며 찬탈이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강경한 대응과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기임이 틀림없다.


윤예원 기자
lonstos@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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