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Reset)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구 전체나 일부를 초기 상태로 되돌리는 일이다. ‘리셋’이란 단어는 영화나, 드라마 소재 등 문화산업에서 소재로 많이 사용되고 우리에게는 환생이라는 확장된 의미의 이미지 세탁 같은 것들 두고 인생 리셋이라고 하는 등 점점 일반적인 의미로 퍼져 익숙한 단어로 자리 잡았다.
우리에게 ‘리셋’이란 단어가 익숙해지면서 ‘리셋’과 관련된 새로운 단어도 많이 생겼다. ‘리셋 증후군’도 1990대 이후에 생겨났다.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리셋 버튼을 누르듯이 현실에서도 ‘리셋’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증상을 말한다.
처음 리셋 증후군에 대해 들었을 때, “나도 리셋 증후군이 있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다. 가끔 버스를 타고 노래를 듣거나 잠들기 전에 “고등학교 혹은 중학교 때 또는, 바로 어제로 지금 기억을 가진 상태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라고 상상했다. 그때마다 내가 했던 선택을 되돌아보면서 다르게 했다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며 결국 상상의 끝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리셋과 관련된 문화 콘텐츠가 오랫동안 인기를 끌어왔던 이유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다들 한 번쯤 리셋에 대해 상상을 해봤기 때문인 것 같다. 과거로 돌아가 내 미래를 바꾸고, 과거의 그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다고 상상하면 잠깐이라도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모두가 과거로 돌아가지 않아도 될 만큼 현재의 나에 대해 만족한다면 타임슬립과 타임머신의 영화나 드라마가 지금처럼 공감을 받긴 어려웠을 거 같다.
나는 과거의 일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작년쯤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겁먹지 않고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도전에 대해 무서워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실제로 성격이 많이 변했고 후회를 했지만 후회하는 빈도가 많이 줄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내년쯤 누군가 “당장 작년 초로 리셋할 수 있다면 어느 순간으로 돌아갈래?”라고 물어보면 바로 떠오르는 순간이 없도록 지금의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이번 연도를 깔끔하게 보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