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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일의 의미 - 강재환(식품영양학과 2)

등록일 2021년04월14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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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를 인생(人生)이라고 하며, 사전적 의미로는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나는 ‘일’이라는 단어에 생각이 집중될 때가 있다. 인생에서 말하는 ‘일’이란 무슨 뜻일까? 나는 일이라는 단어가 ‘노동’과 같은 의미고 육체적 혹은 정신적 노력을 들여 필요한 것을 얻는 행위가 인생을 말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말을 하지 못하는 갓난아이는 울음이라는 노력을 통해 필요한 것을 얻는 것부터 노동인가? 아무도 저 아기한테 ‘아, 저 아기는 살기 위해 엄청난 노동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는 노동을 하지 않지만 누가 보더라도 언제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스어로 시간을 나타내는 단어는 크로노스의 시간과 카이로스의 시간 두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 둘 다 시간을 말하는 단어지만 통틀어 똑같은 시간이라고 부르기에는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다. 크로노스는 우리가 지내고 있는 보통의 흘러가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자는 보통의 시간, 시절, 그것이 크로노스의 시간이다. 그리고 카이로스는 상황, 때 등 그날에 나한테 일어난 사건의 개념이다. 내가 누구랑 어디서 무엇을 했다는 상황, 나에게 중요하게 다가온 시간 그것이 카이로스의 시간이다. 나는 보통 흘러가는 시간인 크로노스보다 카이로스가 인생과 더 가깝게 느껴졌다. 

나는 혼자 있을 때 컴퓨터 드라이브에 저장돼있는 사진들을 보며 그때의 상황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취미가 있다. 사진으로 찍힌 풍경과 사람, 여행으로 행복한 모습을 찍은 모습이나 수술하고 통증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찍힌 그 시간이 좋거나 싫거나 상관없이 그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그래도 내가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느낀다. 보통의 시간 속 그 짧은 시간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와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흘러가는 시간은 짧지만 인생의 시간을 만든다. 남들과 나눌 수 있는 나만의 카이로스의 시간, 소중한 사람과 공유했던 시간, 그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김신지 작가는 에세이「주말만 기다리지 않는 삶을 위해 평일도 인생이니까」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이제 다가올 나이를, 아직 가 보지 않은 여행지에 대해 말하듯 얘기하고 싶다. 그곳은 분명 근사한 곳일 거라고’ 인생은 가보지 않은 여행지처럼 설렘과 불안이 공존한다. 하지만 김신지 작가가 말했듯 나도 희망을 품으며 근사한 곳일 거라고, 지금은 그 여행지에 가기 위한 훈련 중이라고 생각한다. 산악인이 히말라야 등반을 위해 훈련을 하는 것처럼 우리도 훈련하는 것이다. 한 번의 등반을 위해 그 수많은 시간을 훈련한다. 하지만 그 시간은 흘러간 보통의 크로노스의 시간이 아니라 점점 쌓인 카이로스의 시간이 있기에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오늘이 내 생에 가장 힘든 날이라고 느낄 때 그 순간에서도 미세한 카이로스의 시간을 찾아내면 여행지에 도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그것이 살아가는 일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나는 인생을 노동만 위해 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만 하다 인생이 끝난다면 얼마나 허무한 인생인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론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선 일을 해야 한다. 싫든 좋든, 원하는 일이든 내가 원치 않은 일이든, 우리의 가치와 상황에 맞게 직업을 선택해서 일한다. 우리는 그것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초등학생부터 대학 진학을 위해 전공을 고를 고등학생까지 우리는 초중고 학창 시절에 장래 희망, 적성검사 등 직업적으로 인생관을 만든다 생각하고, 그러면서 그것이 인생의 전부라고 교육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세상을 살아갈 때 노동의 의미가 아니라 일의 두 번째 뜻인 사건, 상황, 시간의 의미를 인생의 초점으로 두고 더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길 소원한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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