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우주라는 광활한 곳에 있는 너무나 작은 무대이다” 칼 세이건의 저서 「창백한 푸른 점」에 등장하는 문장이다. 칼 세이건의 이 묘사처럼 지구는 드넓은 우주에 비해 너무 작으며 우주 속 ‘창백한 푸른 점’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인간은 작은 지구를 벗어나 더 넓은 우주로 향하고자 한다. 이러한 욕구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우주 개척의 시발점이 됐다. 지구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지금, 인간은 우주로 진출해 탐구하는 것을 넘어 거주하고자 한다.
우주와 인류 사이의 지구를 건너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소행성 충돌과 인구 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인간은 더 이상 지구에 살 수 없게 될 것이니 30년 안에 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보면 지구가 사람이 살기 어려울 정도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우주 식민지를 세우고 노아의 방주처럼 보관 시설을 지어 지구 동식물의 종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우주 식민지란 인간이 영구적으로 우주에 거주할 수 있도록 건설된 거주지를 말한다.
우주 식민지가 필요한 이유
일부 학자들은 우주 식민지가 필요한 이유로 인류의 생존을 확실하게 보장하기 위함을 들었다. 현재 인류가 살고 있는 유일한 거주지는 지구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인류는 여러 행성에서 사는 종족이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후 위기 및 인구 증감으로 인해 지구의 환경 위험 시계가 점점 자정에 가까워지는 지금, 인류를 하나 이상의 행성으로 이주시키는 것은 우리의 존재를 지금부터 수천 년 간 확실히 보장하는 좋은 방법이다. 다음으로 인류의 발전을 위함이다. 우주 식민지는 넓게 봤을 때 인류의 존속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 그 예로 나사의 허블우주망원경은우주에서 첫 3년 동안 기술상의 실수로 뿌연 사진만을 촬영했다. 이 문제는 추후에 고쳐졌지만, 우주학자들은 초기 몇 년간 촬영된 해당 이미지에서 보다 나은 정보를 추출하기 위해 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해냈다. 이 알고리즘은 우주를 촬영한 사진에서 정보를 추출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후에 X-ray 사진에 적용해 조직 검사 없이도 유방암을 찾아낼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우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은 인류를 발전시키고 우주에서의 삶뿐만 아니라 지구에서의 삶도 풍요롭게 해 준다. 또한, 인간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주로 진출하며 과학 기술 등 여러 부분에서 발전해 왔다. 우주 식민지를 세울 때 우주에 건물을 건설하고 부품을 나르는 기술부터 시작해 우주에 지구와 같은 환경을 조성하는 기술 등 여러 방면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환경과 발전, 지구가 걸린 양자택일
우주 식민지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환경 문제로 인해 우주 식민지가 필요해지고, 하루 빨리 우주 식민지를 세울 기술을 제작하기 위해 가속화된 우주 경쟁은 아이러니하게도 환경 문제를 일으켜 우주 식민지가 필요한 이유가 된다. 발전과 환경 그 사이에서 인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중이다. 인류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 빙하가 녹고 있는 것을 눈감고 우주로 진출하길 바라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범인류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우주에서는 창백한 푸른 점에 불가하지만, 인류에겐 삶의 터전이자 전부인 아름다운 지구를 소중히 여길 필요가 있다.
윤예원 기자 lonstos@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