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이를 즐겁게 만들고 상상의 나래를 자극하는 애니메이션은 어떤 곳에서든 흔하게 볼 수 있다. 대부분은 이미지로 이뤄져 있지만 특별히 인형이나 점토를 가지고 스톱모션 효과를 이용해 제작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을 바로 퍼핏 애니메이터라고 한다. 이 직업을 처음 들어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들은 사실 오래전부터 우리와 함께 해왔다.
퍼핏 애니메이터가 뭐야?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인형을 통해 영상화하여 영화로 만드는 직업이다. 퍼핏 애니메이션의 제작 과정은 세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프리프로덕션(Pre-Production) 단계로 촬영에 앞서 기본적인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만들고 전체적인 흐름에 따라 연출용 대본으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이 단계는 필요한 인형도 만들고 세트 작업도 같이 진행한다. 두 번째는 프로덕션(Production)으로 본 촬영이 이뤄지는 단계다. 이때, 가장 어려운 점은 한 장면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실수하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포스트 프로덕션(Post-production)단계이다. 본 촬영 단계에서 찍은 사진들 가운데 사용 가능한 컷을 골라 영상제작을 위한 본격적 편집 작업을 한다. 전체 흐름에 맞춰 음악과 효과음, 자막, 컴퓨터그래픽을 더해 작품을 최종 완성한다. 이처럼 퍼핏 애니메이터들은 전반적인 작업을 도맡아 하고 무한한 인내심과 지구력으로 한 작품을 완성시킨다.
퍼핏 애니메이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우리나라에는 퍼핏 애니메이터를 위한 전문적인 교육 및 훈련 기관, 자격증 등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제작과 관련된 전문 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전공자가 퍼핏 애니메이터가 되는데 좀 더 유리하다. 또한, 촬영 이후 편집 과정에서 필요한 다양한 편집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기술도 요구되며 편집 기술들은 교육기관이나 훈련 기관에서 이수할 수 있다.
이 직업의 현재 그리고 미래
현재 국내에는 10명 안팎의 소수 작가들이 퍼핏 애니메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친근하고 독특한 비주얼이 강한 인형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상업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성공 가능성과 예술적인 비주얼 영상매체로서의 가능성은 모두 갖추고 있다. 그러나 트렌드에 민감한 분야인 만큼 인기가 사그라들 가능성이 늘 존재하는 이면도 가지고 있다. 대중적인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듯이 퍼핏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두고 작업하는 작가들과 제작사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고 영화, TV 등에서도 노출 빈도가 늘고 있어 앞으로 퍼핏 애니메이터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에선 가능성이 무한한 미개척 직업이기에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직업이 될 것이다.
이 작품이 퍼핏 애니메이션이었다고?
#팀 버튼 감독 「크리스마스 악몽」
시간이 지나면서 볼트와 조인트로 구성된 강철 뼈대에 실리콘, 라텍스 등의 재료로 제작한 인형이 등장해 퍼핏 애니메이션은 더욱 견고하면서도 정교한 표현과 정확한 동작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그로 인해 장기간의 제작 시간과 많은 작업량도 소화 가능해졌고, 좋은 품질의 영상물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첫 상업적 성공이 바로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이다.
#이지 트른카 감독 「한여름 밤의 꿈」
이지 트른카 감독은 퍼핏 애니메이션의 기술과 미학적 위치를 확립하고 확장하는데 많은 역할을 한 세계 최고의 퍼핏 애니메이터다.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작품이 바로 「한여름 밤의 꿈」이다. 70분 정도의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배경인 숲과 주위 모든 대상들이 세심하고 정교하게 묘사됐다.
#루보미르 베네시 감독 「패트와 매트」
체코의 퍼핏 애니메이션으로 체코슬로바키아 시절인 1976년부터 2004년까지 79편의 에피소드가 나왔고, 2009년부터 새로운 시리즈가 방영돼 현재는 91화까지 제작됐다. 1997년 3월에는 ‘주간 베스트 TV 애니메이션’ 1위, ‘훌륭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2위를 수상했다. 패트와 매트는 현재까지도 체코 사람들의 국민 캐릭터로 자리 잡고 있다.
황수진 수습기자 ghkdtnwls312@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