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를 맞은 한국호랑이
대한민국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동물은 호랑이일 것이다. 호랑이는 민화나 설화에 자주 등장하는 친숙한 동물이며, 건국 신화부터 평창올림픽의 마스코트까지 한국과 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최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한국 호랑이가 자연 번식에 성공해 5마리의 새끼를 출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호랑이는 보통 한 번의 출산으로 2마리의 새끼를 낳는 것이 빈번하므로 5마리의 자연 번식 성공은 꽤 이례적인 일이었다. 특히, 전 세계에 천 마리밖에 남지 않아 야생동물 보호 협약인 CITES의 부속서 1종에 이름을 올린 한국 호랑이의 다산 소식은 우리에게 큰 기쁨을 가져다줬고, 우리가 생태계 보전에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외래 도입종의 위험, 수수두꺼비
위의 사례와 반대로, 중남미 전역에 걸쳐 서식하고 성체의 길이가 15cm로 큰 몸집을 가진 양서류인 수수두꺼비는 생태계를 파괴하며 우리에게 또 다른 경각심을 안겨줬다. 호주는 사탕수수의 해충인 케인비틀의 방역을 위해 남미로부터 수수두꺼비를 반입해왔으나 해충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생태계 파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수두꺼비의 피부에서 분비되는 강력한 독성 물질인 부포톡신으로 인해 호주의 민물 악어, 아나콘다 등이 수수두꺼비를 먹으려 시도하다 독에 의해 사망에 이르는 사건이 빈번히 발생했다. 또한 번식력이 뛰어나 토종 양서류를 살지 못하게 하여 생태계 질서가 어지럽혀지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이런 위험성 때문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수수두꺼비를 ‘세계 100대 침입 외래종’중 하나로 지명했다. 이러한 위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애완용으로 15마리의 수수두꺼비를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맹독성 양서류가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며, 밀반입에 성공했을 경우 한국의 모든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만약 적발되지 않고 한국에 들어왔다면 토종 두꺼비 등 양서류가 멸종을 맞이했을 수도 있는 끔찍한 상황이었다.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야 해
이렇듯 멸종을 방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움직이는 동물과 자신의 멸종을 막으려 독을 띄고 다른 개체들을 없애려는 공격적인 동물들을 통해 우리는 서로 상반되지만 같은 목적을 갖고 힘쓰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를 본받아 우리도 환경 파괴를 멈추고 다양한 동식물이 멸종되지 않고 공생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야 한다.
남유리 기자 southyuri@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