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종종 ‘일장춘몽’이라는 고사성어를 쓰곤 한다. ‘일장춘몽’이란 한바탕의 봄 꿈이라는 뜻으로, 덧없는 인생을 한탄할 때 많이 쓰인다. 작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삶의 위기를 느낀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서 더욱 ‘일장춘몽’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당장 나만 해도 모두가 기대하는 20살 새내기가 돼 멋진 캠퍼스 생활을 꿈꿨는데 기대에 상응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쓸모없게 무산됐다. 새내기 대학 생활을, 해외 어학연수를, 워킹 홀리데이와 여행을, 첫 교복을 입는 중학생을, 돈 많이 버는 사장님을 꿈꾸던 사람들이 현실에 부딪혀 꿈을 포기하고 낙담했다. 저마다 바라던 크고 작은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한 시간과 들인 노력이 모두 다 물거품이 됐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다른 꿈을 꾸기도 쉽지 않은 현실에 노력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은 생각을 많이 했을 것이다. 현재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는 시점에서 그동안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평범한 일상과는 다른 형태로 우리 사회의 모습은 변화했다. 그로 인해 우리의 꿈도 바꿔야만 했다. 그 어느 때보다 꿈과 현실의 경계선이 뚜렷하게 느껴지는 사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지극히 평범하게 느껴졌던 친구와의 약속이 이제는 사적 모임 시 인원수 등이 코로나19로 인해 제한을 받는 이 현실 속에서 어떤 꿈을 꾸는 것이 맞는 걸까? 꿈이라 말하기엔 거창한 것 같지만 갓 성인이 돼 떠나는 여행조차도 현실의 벽에 부딪혀 미뤄지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여행을 완전히 포기한 사람도 있지만, 다른 형태로 꿈을 이루는 사람도 있다. 혹은 대리만족이라도 하자는 의미로 여행 브이로그를 시청하거나 과거 여행지에서 찍었던 영상 혹은 사진을 보는 등 가상현실 세계 속(If land, jepeto) 여행을 한다. 사실 이런저런 행동을 해봐도 처음에 꿈꾸던 모습이 아니기에 만족에 가까워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꿈을 바꾸고, 포기하면서도 한편으론 꿈을 꾼다. 나 또한 크고 거창한 꿈이 아닌 게 아닌 당장 내 눈앞에 놓인 멋진 대학 생활이라는 꿈이 코로나19라는 현실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20학번과 다른 대학 생활을 만들어 가야겠다는 꿈을 꿨다. 대학 활동에 뭐 하나라도 더 참여하고 학교에 갈 일이 있으면 무조건 가면서 평범한 대학 생활을 즐길 날을 고대하며 기다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런 내 노력을 비웃듯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장기화만 지속할 뿐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내 바람은 그저 일장춘몽이었다. 그래서 나는 결국 꿈을 포기했고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 있어 어떤 꿈을 꾸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지금 같은 사회의 현실에 맞는 꿈이 있을까? 꿈과 현실, 그 사이 어딘가. 나는 또다시 일장춘몽만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