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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특집] 심리학으로 보는 건축

등록일 2021년09월15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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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공간’은 크기가 어떻든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준다. 우리는 자의적, 타의적으로 공간에 머물게 되고 건축물을 접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공간, 창의성을 높여주고 행복을 키우는 공간이 있다면 일의 능률을 높여주는 생활공간도 있다. 단순한 건물이 아닌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 건축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
 
#집에서도 집중력 UP!
 
공부하거나 일을 하는 공간에도 건축 심리학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중인 사람들이 증가하고 집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집에서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던 심리학적인 건축 요소들을 알고 없애면 더 집중이 잘 될 것이다. 주로 방에서 공부하는 공간은 너무 개방돼 있어 집중하기 어렵다. 공부하는 공간이 트여 있으면 시선이 분산되고 시각적인 이미지는 뇌에서 행동적 명령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침대 등의 요소들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 자체만으로 집중력을 방해할 수 있다. 이때 칸막이를 통해 여러 공간으로 방을 나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방 구조를 간단하게 바꿔 이번 중간고사엔 A+를 노려보는 건 어떨까?
 
#아픈 곳이 더 빨리 나으려면?
 
1984년 환경심리학자인 로저 울리히 교수가 ‘병실의 창으로 자연 풍경이 내다보일 때 환자들은 더 빨리 회복된다’는 심리적인 현상을 과학적인 측정을 통해 처음 입증했다. 노을, 숲, 경치와 같은 풍경을 볼 때 엔도르핀과 관련된 신경세포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즉,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공간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양의 모르핀을 우리 뇌에 투여해 주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약을 먹기 전에 창문을 열어 아름다운 경치를 보는 것은 어떨까?
 
#공간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좋은 꿀팁! 바로 45cm 내외에서 대화하면 된다. 심리적으로 친한 거리는 45cm, 의사소통이 편안한 개인적인 거리 46~120cm, 사무적·공식적인 사회적 거리는 약 120~360cm가 사람들의 관계를 연결하는 적절한 공간거리이다. 그렇기에 타인과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에 놓이게 되는 지하철을 타면 불편하고 피곤한 것이다.
유럽은 1인용 소파를 사용하고 우리나라는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긴 소파를 이용한다. 이 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1인용 소파는 얼굴을 보면서 소통하기에 효과적이다. 그에 반해 긴 소파는 대화보단 TV를 보기에 적합하다. 소파 옆에 작은 의자를 둬보자 가족들과 더욱더 돈독한 사이가 될 것이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려면 어떤 공간에 있어야 할까?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공간에 가면 된다. MIT 인피니티 코리도어는 복도에 따라 연구실이 하나로 이어져 있어 누구나 어디든 탐색 가능하며 다양한 인종과 전공을 보고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공간으로 하버드 건축대학 스튜디오가 대표적이다. 계단식 구조가 특징이며 4층이 한눈에 보인다. 학기가 시작되면 구조상 작품이 전시되며 학생들은 1학기 동안 40개의 작품을 보고 졸업하기까지 총 280개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잠재력과 창의력이 생길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이런 건축의 특징을 잘 활용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건축에 담긴 사회적 의미
 
과거 부를 가진 이들이 건축물을 만들 때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특별한 건축 장치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계단이다.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계단의 의미를 아주 잘 나타내는 작품이다. 가난한 가족의 집에 갈 때는 계속 내려가고 부잣집에 가려면 계단을 많이 올라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높은 곳에 위치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타인을 내려다보며 감시하고 밑에 있는 사람은 위에 있는 사람을 우러러보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신전이나 성은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원형 극장은 민주주의 사회를 나타낸 건물로 구조상 시선이 집중되는 위치가 아래에 자리 잡고 있어 누구든지 내려갈 수 있다. 마찬가지로 권력의 순환으로 민주주의 사회가 가능했던 그리스 아테네의 시대적 사회 구조를 알 수 있는 건축물인 콜로세움은 서로가 마주 볼 수 있게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공동체 의식이 생김으로 국민의 단결력을 최대로 했다. 
 
#교도소에 갇힌 아이들 
 
우리는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성장하고 있다. 생활 속에 묻어나는 전체주의 성향을 만드는 장소 중 한 곳이 바로 학교이다. 담장에 갇힌 건물에서 똑같은 음식과 옷을 입고서 사람이 숨 쉬고 있는 장소는 교도소와 학교밖에 없다. 우리는 그런 곳에서 교육을 받았고 현재 다수의 아이들이 그런 환경에서 자라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인격 형성의 중요한 시기에 다양성을 가지지 못해 결국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획일화된 실내 공간에 계속 머무르는 것으로 인해 스마트폰, 게임 중독이 늘고 있다. 평당 공사비가 낮은 곳을 조사해보니 학교가 550만 원으로 최하위권이며 격납고보다 저렴하게 건물을 짓고 있었다. 공립 학교라도 잘 지으면 12년 동안 제일 좋은 집에서 살 수 있는 것과 다름없으며 중요한 인격 형성 시기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시대가 계속 발전하고 있듯이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을 위해 건축의 생김새도 변해야 할 것이다.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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