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겟 아웃」을 만든 조던 필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어스」는 복제 인간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다. 복제 인간은 다른 말로 도플갱어(Doppelganger)라고 하며 악운의 전조로 유명하여 자신의 도플갱어를 본다면 반드시 죽게 된다는 미신도 존재한다. 과연 「어스」에 나오는 가족들은 또 다른 나에게서 벗어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1986년 주인공 애들레이드는 생일을 맞이해 산타크루스 해변으로 부모님과 여행을 떠난다. 부모님은 오락에 몰두해 그녀가 사라진 걸 모르고 애들레이드는 ‘터널의 여행’이란 곳으로 들어가게 된다. 거울이 가득한 그곳에서 자신의 모습과 똑같은 ‘레드’를 만나게 되고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다행히 그녀는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만 말을 못 하게 되며, 결국 병원의 상담을 받게 된다. 의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진단을 내리면서 글 혹은 춤 등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라고 조언한다. 시간이 흘러 애들레이드는 자신의 가정을 꾸려 다시 산타크루스 해변으로 여행을 온다. 왠지 모르게 불길한 여행의 밤, 별장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족이 찾아왔다. 남편 게이브는 쫓아내려 하지만 그들은 갑자기 별장으로 쳐들어와 가족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그들에게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아서 도망칠 수 있을까?
 

가위-양날이 서로 대칭되는 가위는 인간과 도플갱어를 의미한다. 또한, ‘단절’을 뜻하며 현재 미국 사회의 모습을 나타내는 물건이다.

토끼-다산의 상징이자 복제에 성공한 동물이다. 토끼의 복제는 굉장히 어려워 2003년 프랑스에서 최초로 성공했을 당시 인간 복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토끼의 귀는 좌우대칭인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가위’가 연상되기도 한다.

11:11-처음 애들레이드가 터널의 여행으로 가는 길에 봤던 남자가 들고 있던 ‘예레미야 11장 11절’이 적힌 종이와 티셔츠 상품 번호, TV 속 경기 점수 등 11이라는 숫자는 영화에서 끊임없이 등장한다. 완벽한 대칭의 숫자로 애들레이드의 가족과 도플갱어의 모습을 나타낸다.

US-중의적인 단어로 ‘우리’라는 뜻을 지니면서 주인공 애들레이드와 레드의 관계, 나아가 인류와 지하 속 도플갱어들을 통칭하는 단어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는 영화의 배경으로서 미국(United States)의 약자 ‘U.S.’를 상징한다. 애들레이드가 도플갱어인 레드를 향해 정체를 물었을 때 “미국인”이라고 답하는 대목이 그것을 상징하며, 미국 사회에 의해 소외된 소수자들을 대변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핸즈 어크로스 아메리카(Hands Across America):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TV 광고인 ‘핸즈 어크로스 아메리카’는 기아와 노숙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모금 행사로 1986년 5월 25일 약 650만 명의 사람들이 15분간 서로 손을 맞잡아 인간 사슬을 만들어내는 캠페인이었지만, 당시 미국은 가난한 이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았고 리비아를 공습하는 등 모순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What are you people?: 일상에서 백인들이 흑인들을 비하할 때 부르는 비하성 발언이다. 흑인 배우를 통해 이 부분을 풍자의 의미로 사용했으며, 도플갱어들이 지니고 있는 소수 민족의 상징성을 생각해 본다면 큰 의미가 담겨있다.

▶우리는 미국인이다: 흑인 배우가 이 말을 하면서 인종 차별에 대한 부분을 비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너희는 나무를 보고 파란 하늘을 보며 햇빛을 보는 삶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잖아: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이 어떤 이들에겐 가장 해보고 싶었던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황수진 기자 ghkdtnwls312@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