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문화 콘텐츠 강국, 대한민국으로

등록일 2021년11월17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요즘 세계는 한국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오징어 게임’ 열풍이다. 모든 미디어에서 패러디하는 것뿐만 아니라, 통계적인 수치로도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달 23일부터 전 세계 톱10 TV 프로그램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공개 대상 83개국 전체에서 1위를 휩쓸며 사상 최고치 주가를 기록했고, 기업가치 또한 급등하고 있다. 비단 오징어 게임뿐만이 아니라 킹덤과 같은 한류 콘텐츠들이 전 세계 넷플릭스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그야말로 K-콘텐츠 열풍을 일으켰다. 

‘한국스러운’ 것, 그 멋스러움 
이러한 문화적 성장의 배경에는 ‘한국스러움’이 깔려 있다. 오징어 게임의 경우 데스게임이라는 장르적 특성에 한국스러움을 더한 것이 해외에서 제대로 통한 것이다. 이전 서양 콘텐츠의 흔한 데스 게임과 달리 한국의 구슬치기, 달고나 뽑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을 사용한 것이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와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또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킹덤의 경우도 좀비물이라는 장르적 특성에 조선 시대의 배경과 멋을 더함으로써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열광하는 드라마가 됐다. 
 
접근성의 양면성
이런 흥행 요소에서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또한 한몫했다. 전 세계로 통용되는 이 OTT 서비스는 어렵게 VPN 우회를 하거나 콘텐츠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손쉽게 다른 문화권, 다른 나라, 다른 언어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해준다. 다시 말해, 접근성이 훌륭하다는 강점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훌륭한 접근성은 장점만 존재하는 것일까? 
 
정답은 ‘아니’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성인인증만 거치면 쉽게 접할 수 있는데,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성인인증을 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거친다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주변 어른이나 가족들의 아이디를 사용해 성인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성인인증이 필요치 않은 불법 스트리밍을 사용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미국 미디어 감시단체 부모 텔레비전·미디어 위원회(PTC)의 멜리사 헨슨 국장은 “넷플릭스는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콘텐츠가 그들의 플랫폼에서 배포되지 않도록 게이트 키퍼(문지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유튜브와 SNS, 틱톡 등 청소년들이 상주하는 플랫폼 또한 문제다. 전체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하거나 명장면만 편집한 영상 등을 접하게 돼 유행처럼 번지게 되고, 이를 소비하게 된다. 
 
쏟아져 나오는 패러디
무분별한 패러디 또한 문제점 중 하나다. 오징어 게임의 경우 선정성 및 폭력성으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미디어 및 기업에서 온갖 패러디를 하고 언급을 하며 지속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노출시킨다. 직접적인 시청이 아니라 괜찮지 않은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 및 예능 프로그램에서 쏟아져 나오는 각종 패러디로 인해 호기심을 가지고 시청할 수 있으며, 이미 시청한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고 패러디가 아닌 원본을 직접적으로 소비하는 데까지 이르기도 한다. 실제로도 많은 아동·청소년들이 이미 오징어 게임을 시청했고, 이는 정서 형성이 중요한 시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비단 오징어 게임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펜트하우스’의 경우도 잔인한 장면으로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이를 시청하지 않은 학생을 찾는 것이 더 어렵다. 
 
문화 콘텐츠 강국, 윤리 강국을 위해 
이러한 유행과 소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모방 가능성이다. 미디어에 관한 분별력이 없는 어린아이들의 모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벨기에의 한 학교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불어권 놀이인 ‘1, 2, 3, 태양(Soleil)’을 학생들이 패자를 때리는 놀이로 변형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폭력적이며 자극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접할 경우 정서 발달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콘텐츠에 따른 청소년에 대한 접근 제한은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다.”고 전했다. 문화 콘텐츠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미디어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해야 하지 않을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윤예원 기자 lonstos@g.shingu.ac.kr
 
 
신구학보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보도 여론 사람 교양 문화

포토뉴스 더보기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