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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특집] 가깝지만 다른 동양 신화 엿보기

등록일 2021년12월15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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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중에 고전인 신화는 인류의 욕망과 사유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고귀한 핏줄에 대한 열망, 원초적인 본능, 조상들의 상상력이 모두 한 데 뒤섞인 신화는 그 자체만으로 훌륭한 이야깃거리다. 그리스 로마 신화 등 먼 나라의 신화를 더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동양의 신화에 주목! 우리와 가깝지만 너무나도 다른 동양의 흥미로운 신화들을 읽다 보면 이 긴 글이 짧게만 느껴질 것이다. 자, 그럼 신비한 신화의 이야기 속으로 풍덩 빠져볼까?

중국
중국은 땅이 넓은 만큼 신화의 내용도 방대하며 각 지역에 따라 신화가 나뉘기도 한다. 창조신화와 인간의 탄생이 구분된다는 점도 중국 신화의 특징 중 하나다. 크게 동이계 신화와 화하계 신화, 묘민계 신화로 나뉜다. 동이계 신화는 중국 동부 해안에 살던 동이족들의 신화로, 우리나라의 신화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인간 창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황제 신화는 한족을 중심으로 생겨난 신화로, 화하계 신화에 속한다.
#반고가 창조하고 여와가 완성한 세상
세상이 제 모습을 찾기 전, 천지(天地)는 커다란 알 모양으로 생겼었다. 이 알 속에서 덩어리가 생기며 ‘반고(盤古)’라는 거인이 살게 됐다. 1만 8천 년 동안 알에서 잠을 자던 반고가 깨어난 후 알 속의 맑고 가벼운 기운은 하늘이, 무겁고 딱한 기운은 땅이 되며 반고는 그 사이에서 땅과 하늘이 만나지 않도록 버티고 있다. 나이가 들어 쇠약해진 반고가 죽은 순간 반고의 몸이 세상으로 흩어져 물, 흙, 나무, 태양, 달 등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됐다. 반고가 죽은 후 세상은 제 모습을 찾고, 사람의 머리에 뱀의 몸을 한 새로운 신인 ‘여와(女媧)’가 등장했다. 여와는 인간을 비롯한 많은 생명을 창조하며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여와의 보살핌 아래 평화로운 날 가운데,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기괴한 일이 벌어졌다. 이에 여와는 오색빛깔 돌로 구멍이 난 하늘을 메우고 거대한 자라의 네 발을 잘라 땅의 귀퉁이를 떠받치게 하며 세상의 평화를 되찾았다.
 
#흙에서 창조된 인간
인간은 황제(黃帝)와 상변(上騈), 쌍림(雙林), 여와라는 네 신이 흙을 빚어 창조했다. 신들은 인간을 만들면서 각각 역할을 나눴는데, 상변은 얼굴을, 쌍림은 손발을, 황제는 남녀의 성기를 만들었다. 여와는 이런 작업을 마무리하는 역할이었다. 여와는 처음에는 세 신이 만든 인간을 정성껏 빚어 완성했지만 작업이 계속되자 싫증을 느끼며 대충 진흙 속에 새끼줄을 휘젓고 끝에서 떨어진 것으로 인간을 완성했다. 인간 창조를 마친 신들은 인간에게 일을 부여하고 스스로 번식할 수 있도록 혼인제도를 만들었다. 
 
일본
일본 신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사후 세계를 뽑을 수 있는데, 일본의 사후 세계는 신들의 세상인 ‘타카마노하라’, 인간과 생물의 세상인 ‘아시하라노나캇쿠니’, 악령이 사는 ‘요미노쿠니’로 나눠진다. 이 세 개의 세상은 서로 단절돼 교류가 없어 오직 신만이 타카마노하라에 살 수 있고 인간은 아시하라노나캇쿠니에 살며 죽어서도 신들이나 악령이 사는 세상에 갈 수 없다. 
#일본의 탄생
태초에 세상이 암흑으로 가득할 시절, 최초의 신인 ‘미나카누시’, ‘다카미무스히’, ‘카무무스히’가 태어났다. 그 후 양기의 하늘과 음기의 땅이 합쳐져 뻘밭의 신 ‘우히지니’, 모래밭의 신 ‘스히지니’, 남녀의 성기를 상징하는 ‘오호토노지’와 그의 아내 ‘오호토노베’, 얼굴의 신인 ‘오모다루’와 그의 아내 ‘아야카시코네’, 마지막으로 유혹의 신 ‘이자나기’와 그의 아내 ‘이자나미’가 탄생한다. 이 중 일본을 탄생시킨 신은 유혹의 신인 이자나기와 그의 아내 이자나미다. 그들은 일본과 같은 모습의 섬 14개를 낳고 들판과 나무를 만들었다. 그 후, 이 신들은 35명의 신을 더 낳게 되는데 불의 신인 ‘카쿠쓰치’를 낳다 너무 뜨거워 타 죽고 말았다. 슬픔에 빠진 이자나미는 죽은 신들이 사는 황천으로 가게 되고, 이자나기는 그녀에게 되돌아가 일본을 마저 완성하자고 설득한다. 이자나미는 황천의 신에게 허락을 받고 오겠다 말하며 이자나기에게는 절대 자신이 오기 전까지 뒤돌아보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하지만 이를 기다리지 못한 이자나기는 이자나미의 흉한 모습을 보고 떠나게 되고 이자나미는 분노하며 다시 황천으로 돌아가 죽음의 신이 되었다. 
 
#신의 자식인 천황이 죽는 이유
꽃의 신인 코노하나노사쿠야히메(이하 사쿠마히메)는 바위의 신인 이와나가히메(이하 나가히메)와 함께 태양의 신 아마테라스의 손자 니니기에게 시집을 갔다. 하지만 니니기는 아름다운 사쿠마히메만 아내로 받아들이고 못생긴 나가히메는 돌려 보냈다. 산맥과 토지의 신 오오야마츠미는 화를 내며 나가히메를 보낸 것은 천손이 바위처럼 영혼하도록, 사쿠야히메를 보낸 것은 천손이 꽃처럼 번창하도록 하기 위해 서약을 세우기 위해서였음을 일러준다. 니니기의 후손이 되는 천황이 신들과 달리 보통 인간처럼 살다가 죽음을 맞는 이유는 니니기가 이와히메를 내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도
인도 신화는 힌두교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힌두 신화라고도 불린다. 이처럼 종교와 신화가 일치하는 인도는 풍습, 축제,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신화의 자취를 엿볼 수 있다. 인도 신화에는 3억 3천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신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 3명의 신으로 집약되는데 이들이 브라마, 바슈누, 시바이다. 이 세 신은 각각 맡은 역할이 있는데 브라마는 창조를, 바뉴수는 유지를, 시바는 파괴를 책임지고 우주를 관리한다.
#시바신의 사랑 이야기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인도의 신은 파괴의 신인 시바일 것이다. 이 시바는 생김새가 거칠고 괴팍스러우며 춤을 추고 놀다 히말라야에 들어가 명상을 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했다. 더군다나 결혼에도 관심이 없어 시바를 걱정하던 브라마는 ‘샥티’ 여신을 닥샤왕의 막내딸 ‘샤티’로 태어나게 해 시바와 결혼하게 한다. 하지만 닥샤왕은 아름다운 막내딸이 괴팍한 시바와 결혼한 것이 못마땅해 모든 신이 나오는 자리에 시바를 초대하지 않았다. 이에 샤티는 모든 신과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불 속으로 뛰어들어 죽고 말았고, 아내가 죽은 것을 안 시바는 크게 분노했다. 그는 닥샤왕의 궁전을 불태우고 그의 머리를 자른 후 염소의 머리를 붙였다. 
샤티가 죽은 후 히말라야에는 샤티의 환생인 ‘파르바티’라는 여인이 태어났다. 그 무렵, 천상세계에는 악마가 처들어와 신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브라마는 시바와 파르바티가 결혼해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가 악마를 물리칠 것이라 예언한다. 이에 신들은 사랑의 신인 카마를 시켜 시바에게 화살을 쏴 파르바티를 사랑하게 만들고자 했지만 화살이 빗나가며 시바가 이를 눈치채고 말았다. 분노한 시바는 카마를 재로 만들고서 히말라야 깊은 곳으로 숨었다. 하지만 파르바티는 단식과 명상으로 고행하며 시바를 찾아다니고, 이러한 모습에 감동한 시바는 파르바티와 결혼해 아들을 낳고 악마를 물리쳤다. 

 
윤예원 기자 lonstos@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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