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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특집]뮤지컬은 몰라도 이 노래는 알걸?

등록일 2022년01월12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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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공연이다. 세계 4대 뮤지컬인 ‘캣츠’,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을 비롯해 많은 작품들이 훌륭한 뮤지컬로 손꼽힌다. 뮤지컬을 빛나게 해주는 요소 중 하나로 넘버를 빼놓을 수 없는데, 넘버란 뮤지컬에서 등장하는 곡을 뜻한다. 이번 특집에서는 최고로 손꼽히는 뮤지컬 넘버 4곡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뽑아봤다.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레 미제라블」

명작으로 손꼽히는 「레 미제라블」은 판틴이 부르는 ‘I Dreamed a Dream’, 에포닌의 ‘On My Own’, 모두가 함께 부르는 ‘One Day More’등을 포함해 그 명성을 입증하듯 아름다운 곡이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은 2016년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에서 일어난 촛불시위에서 불러 널리 알려졌다. 극 중 ABC 카페에서 라마르크 장군의 죽음을 가브로슈에게 전해들은 아베쎄의 벗들이 혁명의 불씨를 얻은 기회에 시민들을 설득하는 장면에 부르기 시작하는 노래로, 내일의 새로운 삶을 위해 지금 함께 싸우자는 결연한 의지가 담긴 곡이다.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로 시작하는 클로드 미셸 쇤버그의 멜로디와 알랭 부빌의 가사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는데, 그 영향으로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터키, 호주, 우크라이나 등 전 세계 시위 현장에서 애창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지킬 앤 하이드」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은 인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대표 넘버다. 서정적인 선율로 시작해 격정적인 멜로디로 치닫는 이 곡은 뮤지컬 마니아가 아니어도 알 만한 노래다. 방송에 자주 등장하기도 했고, 2000년대 중반 이후 결혼식의 단골 축가로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지킬 박사가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을 담은 이 노래는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신혼부부에게 들려주기 좋은 노래로 여겨진다.

하지만 축가로 이 노래를 듣다 보면 “날 묶어 왔던 사슬을 벗어 던진다”, “남은 건 이제 승리 뿐”과 같은 가사가 결혼식과 어울리지 않아 의구심이 든다. 이는 뮤지컬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는데 이 넘버는 과학기술에 기대 인간의 선과 악을 분리해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지킬 박사가 자기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결심을 하며 부르는 노래다. ‘지금 이 순간’을 부른 후 지킬은 자신의 팔에 직접 주사를 놓는다. “당신(신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 나를 버리고 저주하여도” 나만의 길을 가겠다는 결심은 사실 이런 맥락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지킬은 실험 부작용으로 하이드라는 악당으로 변모하고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너의 꿈속에서 「프랑켄슈타인」

축가로 사랑받는 뮤지컬 넘버가 또 있는데 바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너의 꿈속에서’이다. 상대방을 향한 애절하고 감성적인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눈에 띄는 곡이지만 이 노래가 작품 속에서 의미하는 바를 알게 된다면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등장인물이 죽음을 앞두고 부르는 넘버이기 때문이다.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9세기 유럽 나폴레옹 전쟁 당시, 군인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신체 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가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빅터는 전쟁터에서도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 그의 신념에 감명받은 앙리 또한 실험에 함께 동참하게 되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살인 사건에 연루돼버리고, 앙리는 빅터의 연구를 위해 대신 죄를 뒤집어쓰기를 택한다. 사형 당하기 직전 재판장에 찾아온 빅터를 향해 앙리는 마지막 말을 건낸 후, 바로 그때 ‘너의 꿈속에서’를 부르고 앙리는 곧바로 단두대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살다보면 「서편제」

「서편제」는 이청준의 동명 소설 서편제를 바탕으로 만든 우리나라의 창작 뮤지컬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 노래가 아닌 창작 뮤지컬 넘버가 이처럼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뮤지컬을 보지 않은 이들도 노래 자체로 감동 받으며, 남녀노소 따라 부르기까지 하는 이 곡은 한을 담은 가사와 처연한 삶이 덤덤하게 녹아들어있다. 뮤지컬 「서편제」의 ‘살다 보면’은 어린 송화의 노래로 시작된다. ‘돌아가신 엄마 말하길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그 말 무슨 뜻인지 몰라도 기분 좋아지는 주문 같아’라고 어린 송화가 입을 연다, 그때 서서히 등장하는 어른 송화가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봐. 엄마가 쓰다듬던 손길이야’라고 소리를 더한다. 이 넘버가 불린 뒷 이야기는 동호의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새아버지인 유봉에게 소리를 들려달라 구한다. 유봉이 전혀 슬퍼하지 않고 소리를 부르는 모습에 동호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새아버지는 어머니가 죽어가는데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유봉을 싫어하게 된다. 그래서 이복 누나인 송화가 동호를 위로하면서 불러주는 넘버가 바로 ‘살다보면’이다.

 

 

황수진 기자 ghkdtnwls312@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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