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영화를 감상할 때 대부분 영상의 퀄리티를 중요시한다. 하지만 한 가지 더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바로 효과음이다. 어두컴컴한 영화관에서 눈과 귀에만 의지해 영화를 관람하니 저절로 시각과 청각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듯 주인공의 대사와 배경음악을 제외한 그 외 모든 소리를 직접 녹음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이번 이색직업에서는 소리와 관련된 직업인 폴리아티스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물체 고유의 소리를 녹음하는 폴리아티스트

폴리아티스트는 영화에서 대사와 배경음악을 제외한 모든 소리를 만드는 직업이다.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물건이나 직접 행동을 재현해서 만들기도 한다. ‘설마 걷는 소리까지 녹음하겠어?’라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영화를 촬영할 때는 배우들의 목소리를 제외한 다른 소리는 동시 녹음이 되지 않기 때문에 소리를 직접 만드는 폴리아티스트가 필요하다. 동시 녹음이 안되기 때문에 우리가 더 선명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지만 주변 소음이 녹음되면 안 되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에는 에어컨을 끈 채로 작업에 들어간다는 고충도 존재한다. 또한 야외에서 자연에 관련된 소리를 녹음하기도 하는데 칫솔로 빗소리를 표현하거나 모래로 파도 소리를 표현할 때도 있다. 한 물체와 물체가 결합했을 때 나는 소리는 가지각색이기 때문에 신체 일부가 훌륭한 도구로 변할 수도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실제로 키스신 소리를 녹음할 때는 팔뚝과 입술을 도구로 사용해 녹음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소리가 영화와 싱크가 맞지 않으면 다시 녹음해야 하기 때문에 마치 리듬 게임을 하는 것처럼 영상 속 박자에 맞춰 한시도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해서 긴장을 풀 수 없다. 또한, 영화 전체의 콘셉트와 연기자의 감정과 행동을 모두 이해한 후 배우들의 분노나 슬픔 등 현재의 감정에 맞는 소리를 제공한다.

폴리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진 직업이 아니기에 폴리아티스트와 관련한 전문적인 기관이나 자격증이 없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음악과 관련된 전공이 아니라도 도전해 볼 수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교육을 목적으로 한 인턴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소리나 음향에 대한 기본 지식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음향이나 영화 사운드 전공자들이 이 분야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관련 전공으로는 음향 엔지니어 전공, 음향, 영화 음악 전공 등이 있다. 또한, 재현하기 어려운 소리를 내야 하는 때도 있으며 영화 속 상황을 극대화하기 위해 과장된 소리를 만들어야 할 때도 있다. 상상 속의 소리를 구체화해 소리로 표현하고 구현하기 때문에 창의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창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항상 다양한 소리를 경험하고 기억하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좋다. 또한 폴리아티스트가 하는 일은 영화 제작과정 중 가장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데 개봉일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작업을 시작하는 때도 빈번하다 보니 영화에 대한 애정과 체력 또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직업의 현재와 미래

현재 국내 폴리아티스트의 임금은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스태프들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영화의 효과음을 만드는 직업이다 보니 영화 산업 전망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앞으로 영화 산업이 얼마나 발전하는지에 따라 상황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할리우드의 경우 유명한 폴리아티스트들은 톱 배우들과 비슷한 개런티를 받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약 1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 속 요소들이 갖는 디테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우리나라 영화 산업도 점점 성장하고 있다. 또한, 현재 폴리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사람이 매우 적기 때문에 미래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우혜정 기자 hyejeong@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