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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인해 결정된 운명「우아한 거짓말」

등록일 2022년03월16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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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말들을 주고받는다. 말은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이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기쁨과 감동 또는 상처와 실망을 얻는다.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말의 중요성에 대한 속담이나 조언들은 셀 수없이 많다. 그중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는 속담이 있는데, 그런 말의 중요성을 잘 녹여낸 영화「우아한 거짓말」을 추천하고자 한다. 이 이야기의 전체적인 소재는 학교폭력이지만 현재 더불어 살아가는 이 사회 속에서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함께 담고 있다. 감동과 교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작품 속으로 함께 빠져들어 보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없었을 죽음
이 영화는 천지의 자살 후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처음은 모두가 중학생 천지가 유서 한 장도 남기지 않은 채 죽은 줄 알았다. 하지만 유품을 정리하던 중 뒤늦게 발견되게 되고 학교폭력으로 자살했음을 깨닫게 된다. 유품 속에 담긴 유서의 발견과 과거 천지가 겪었던 일이 교차하며 이야기는 전개되고, 그를 통해 점점 감춰져 있던 사실이 드러난다. 처음에는 천지가 학교폭력에 대한 아픔을 토로하지 않은 채 혼자 끙끙 앓다가 자살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주변 사람들에게 꾸준히 도와달라는 시그널을 보내왔음을 깨닫게 된다.


과연 화연만 가해자라고 할 수 있을까?
극 중 같은 반 친구인 화연은 천지를 챙겨주는 척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도록 강요했고 그것을 거절하면 호의를 마다하는 나쁜 아이로 만들었다. 그를 통해 모두가 외면하는 왕따 천지에게 손을 뻗는 천사같은 아이의 이미지를 챙긴 것이다. 영화 속에서 화연은 천지에 대한 허위 소문을 퍼뜨려 고립시키고 천지는 원한 적 없는 친구각서를 만들어 서로 선물을 주고받을 것을 강요한다. 이는 직접적인 폭력은 아니었지만 그보다 교묘한 보이지 않는 언어폭력으로 천지의 정신을 망가뜨려 갔다.


하지만 과연 화연만이 천지를 죽음으로 몰아갔을까? 화연이 천지의 왕따를 주도한 것은 맞지만 천지 곁에서 위로해주고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임을 알려줄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결말은 달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 아이들은 죄의식도 느끼지 못한 채 화연에게 동조하는데, 그때 단 한 명 천지에게 친구가 찾아왔었다. 바로 같은 반 친구 미라다. 미라는 처음 천지가 반에서 홀로 목도리를 짜고 있을 때 다가와 말을 걸기 시작한다. 천지는 자살 도구인 목도리를 미라와 함께 풀고 그 계기를 통해 둘은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어떠한 일을 계기로 미라는 천지에게 모진 말을 하고 그로 인해 천지는 어떤 사람의 말보다 큰 상처를 입게 된다. 믿었던 사람의 배신은 더 아프기에 잘못을 한 명에게만 물을 수 없지 않을까?


모두에게는 말할 수 없는 각자의 사정이 있다.
영화를 본다면 천지가 시그널을 보냈음에도 알아채지 못한 가족들, 교묘하게 괴롭혔던 화연, 모진 말을 내뱉어 큰 상처를 입힌 미라 그리고 동조했던 반 아이들을 비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각자에게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언니 만지는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었고, 엄마 현숙은 당장의 생계가 문제였다. 화연은 가족에 대한 문제가 미라는 아버지에 대한 일이 있었다. 물론 이런 일들이 있었다고 그들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무조건 그들을 비난할 수도 없을 것이다. 자세한 사정은 영화를 통해 확인해보자.


말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게 되는 영화 속 한마디
말의 중요성을 다룬 영화인 만큼 그에 대한 명대사가 많다. 하나하나 감정이입이 되는 명대사를 들어보자.

사과하실 거면 하지 마세요. 말로 하는 사과는요 용서가 가능할 때 하는 겁니다.: 극 중 현숙이 화연의 엄마에게 하는 말로 다시 한번 사과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조잡한 말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혹시 예비 살인자는 아닙니까?: 천지가 발표 도중 내뱉은 말로 화연에게 보내는 경고였다.

말로 비수 푹 꽂아놓고, 아니야? 그럼 말고. 그거 사람 잡는 거야 너는 취소했다고 하면 끝이겠지만, 비수 뽑은 자리에 남은 상처는 어떻게 할래?: 현숙이 한 말로 이 대사를 통해 이미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는 것을 강하게 어필한다.

 


이하원 기자 dos0212@g.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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