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은 한 가지 동(同), 평상 상(床), 다를 이(異), 꿈 몽(夢)이라는 의미로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사실 동상이몽이라는 단어를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아서 찾아보던 중에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내가 고등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땐 나는 모두가 처음에 가지고 있던 꿈의 길을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분야가 나랑 맞는지 다른 것에 흥미가 있는지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쯤에 알게 되었다. 나 또한 시각디자인이라는 분야보다 내가 더 좋아하고 흥미로워 했던 다른 분야에 대해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시기였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2학년을 보내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진지하게 진로 고민을 하던 중 같은 분야에서 공부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게 됐다.
다들 나와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온 고등학교에서 우리는 그 외에 다른 것을 보고 느끼며 점차 조금씩 다르게 성장해왔던 것 같다. 1학년 때만 해도 디자인 분야로 가고 싶다는 친구가 아이들을 더 좋아하게 됐고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친구, 화장을 하는 것을 즐기는 친구 등 나와 같은 곳에서 시작을 했지만 다들 자신에게 맞는 분야로 한 발짝씩 다가가게 되었다. 친구들의 선택을 보고 고등학교 3년이 조금 후회되기도 했다. 다들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찾아서 갔는데 나는 내 꿈보다 현실을 생각했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실망하기도 했다.
졸업하기 전 진로 시간에 항상 듣던 질문인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중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말을 듣고 나는 내 상황과 빗대어 봤다. 물론 둘 다 포함되는 일을 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지만 나는 사실 내가 잘하는 일을 했을 때 성과를 보고 일하는 것이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환상만 보던 나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께서 “너는 잘하고 있고 계속 그 분야로 가도 후회하지 않을 거야. 또 나중에 관심 있고 네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공부해도 된다.”라는 충고를 듣고 그동안 나의 진로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물론 지금은 내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 다시 대학에 가서 같은 것을 배우고 같은 자리에 있다고 해도 나는 새로운 것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동상이몽이라는 주제는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나니 어쩌면 나도 이 주제와 같은 상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길은 항상 열려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