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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지 못한 말-인현주 학우(사진영상미디어과 1)

등록일 2022년05월25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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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많은 표현 방식 중 하나이다. 나는 표현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맺은 관계가 순탄치 못한 적이 많았다. 내 속마음을 드러내면 약점을 보여주는 것 같았고, 진심이 독이 되는 경우도 많이 봤기 때문에 친구에게 전부 꺼내 놓지 못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착하게 보이지만 동시에 줏대 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소외되는 사람 없이 같이 어울리는 분위기를 좋아해서 두루 어울려 지냈다. 그런 관계에서 성향이 다른 친구들도 여럿 만났다. 그들과 서로 맞춰가며 잘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성향의 사람이라도 서로 존중하고 이해한다면 그 관계는 잔잔하다. 하지만 존중이 무너진다면 그때부터 관계에는 벽이 생긴다. 우리는 알고 지낸 시간이 길수록 그 관계가 편하다고 한다. 편한 관계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며 의지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진심이 아닌 말들이 튀어나오기도 하는데, 가벼운 말이었지만 상대에게는 꽤 무거울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관계의 벽은 두꺼워진다.

 

나는 욕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에는 정말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사람을 좋아했던 나는 항상 장점을 확대해서 봤고, 누군가가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 꼭 그 사람의 존재 가치를 전해줬다. 특히 내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아름답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다 보니 모두를 보듬어 주려다 오히려 상처 주는 경험을 했다. 모든 사람을 다 챙기려는 내 욕심 때문에 정말 온 힘 다해 아껴주고 사랑했던 친구들을 잃었지만 동시에 사람을 아끼는 법을 배웠다. 예전엔 표현하는 것이 쑥스럽고 낯간지럽다고 오히려 더 툴툴대곤 했는데 그건 내 뜻을 와전시켜 전달한다는 것을 알았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후 내 옆에 남은 사람들만큼은 감정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젠 매일 내 마음을 온전히 표현한다. 내게 배움을 안겨준 과거의 상처였던 그 친구들을 떠올릴 때도 좋은 감정으로만 남기려 한다.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말이지만 오늘 이 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내 친구들은 날 성장시키고 항상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 고맙다는 말은 수없이 하지만 그 말로는 내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한다. 어쩌면 내가 내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했던 건 말로 표현하기엔 그 일부도 담기지 않아서 못했던 것 같다. 한 명 한 명 모두가 너무나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내게 힘이 되어 주고, 항상 웃게 해주며 무엇보다도 나를 살아가게 해주는 정말 귀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꼭 잊지 않았으면 한다. 친구들을 만날 때면 인생에 대한 회의감에 물들었던 내가 잊힐 만큼 잔잔하게 행복하다. 소소하게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행복이라 잃어버릴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행복한 사람이다. 치열한 삶을 살다 보니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어서 모르고 있을 뿐이다. 눈앞의 일만 집중해서 잊고 살 때가 있는데 잠시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보면 생각보다 웃을 일이 많을지도 모른다. 갈라진 나무 틈에서도 피어나는 꽃은 있기 마련일 테니까 유독 힘이 들고 지치는 날 한 번 주변을 둘러봤으면 좋겠다. 그것이 당신을 웃게 할 것이고, 다시 또 나아가게 할 테니 말이다.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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