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되고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나에겐 견디기 힘든 순간들이 많다. 사람은 실패와 고통을 통해 성장한다는 말도 있지만, 모든 실패를 단순한 과정으로 여기기에는 지금도 너무나 버겁다. 그 때문에 실패의 두려움에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포기하기도 하고, 도전은 했지만 다가올 것 같은 실패에 떨고 있을 때가 많다. 그런데도 내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며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수많은 실패 속 위로를 주는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 인생 속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버팀목은 부모님이다. 부모님은 나에게 그 무엇보다 단단하고 거대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앞서 언급했듯 나는 작은 실수나 실패에도 자책하고, 미리 두려워할 때가 많다. 그런 순간마다 부모님에게 상담하면 인생을 먼저 경험해본 선배로서 조언해주신다. “괜찮아, 지나갈 거야”라는 감정적인 위로 대신 “이번에 이런 점은 아쉬웠지만, 다음에 더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을 거야”라는 위로와 응원이 버거웠던 실패의 무게를 덜어준다. 덕분에 부모님이 전해주는 위로는 나를 성장하고 더 빨리 실패의 좌절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또 다른 버팀목은 부모님과 다른 성격의 위로를 주는데, 바로 친구다. 친구들은 부모님처럼 인생의 선배다운 위로가 아닌 감정적인 위로를 해준다. 최근에 친했던 사람과 좋지 못한 관계를 끝내고 며칠간 자책하던 일이 있었다. 당시에는 “그 사람이 나에게 시그널을 보냈는데 내가 눈치를 못 챈 건 아닐까?”라며 나를 의심하고 더 신경 쓰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만 했었다. 속으로만 앓다가 막막한 마음에 친구에게 말하니 친구는 너무 깊이 자책한 것을 짚어주며 “너는 충분히 노력했고 잘했어, 고생했겠다”라며 위로를 건넸다. 길지 않았던 위로의 순간이 나를 그 일로부터 헤어나오게 하는 첫걸음이 되었다.
직접 만나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어도 나를 위로해주는 존재가 또 있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이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기도 하고 재미있는 소설이나 영상이기도 하다. 위로해줄 사람이 주변에 없거나 위로를 요청할 힘조차 없는 우울감에 사로잡혔을 때 이런 것들은 나를 위로해주곤 한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보면 허물없이 웃음을 짓게 되고, 재미있는 영상을 보면 신나는 분위기에 점점 물들어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직접 만날 수 없으니 효과도 없을거라 생각했던 것들이 서서히 나의 감정을 바꿔주는 위로가 되었다.
마지막 버팀목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나를 위로한다는 것은 좀 웃기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내가 건네는 위로가 실패의 순간을 극복할 수 있게 한다. 당장 실패에 고통받고 있는 순간에는 마인드를 바꾸고 나를 위로하는 것은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을 이해하고 다독이다 보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웃어넘길 수 있는 추억으로 실패를 남길 수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위로가 되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또한, 실패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말이 있듯 수많은 실패에 당신도 나도 결국 행복해질 것이며 힘든 일에 먼저 위로를 청하고 극복해낸다면 그 순간이 다시 도전하게 해줄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