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당장 마트만 가도 식료품 가격이 올랐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고 높은 식사비에 외식을 하기도 부담스럽다. 대학생들은 저렴한게 장점이었던 학식의 가격 인상으로 값싸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에서 식사를 하고 있으며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또한 소비자들은 반값으로 내놓은 치킨을 사기 위해 가게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고 대형마트는 반값 새우튀김, 피자 등 가성비 먹거리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등도 물가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연 이러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무엇일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끝나지 않은 전쟁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습하면서 양국의 전쟁은 시작됐고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어 여파로 유가와 곡물 가격이 상승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는데 왜 물가가 상승한 건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러시아는 많은 에너지 자원을 가진 국가다. 2017년도 통계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영토를 보유한 러시아는 천연 가스, 석탄, 석유의 매장량이 풍부하고 특히 석유와 가스 산업은 세수의 40%, 수출의 54%를 점유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자원의 수출이 막혔기 때문에 원유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일부 희귀 광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우크라이나 광물 수입 의존도는 네온 23%, 크립톤 30.7%, 크세논 17.8%로 높은 편이다. 그렇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해당 광물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수입 단가가 상승하면 국내 제조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상승
미국은 물가 상승과 실업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 시중에 풀어놓은 많은 돈을 거둬들이고 있다. 그로 인해 외국인들이 달러를 자국으로 들고 돌아가면서 한국 시장에 많은 외화가 빠져나갔다. 결국 달러 수요는 급증해서 강세가 됐고 원화 수요는 적어지면서 가치가 하락했다. 환율이 상승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 번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해 달러로 바꾸려 하기 때문에 투자 시장이 얼어붙는다. 만약 국내 증권 시장에서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더라도 환율이 다시 떨어져 수익금을 달러로 환전할 때 발생하는 손실을 우려해 투자를 꺼린다.
두 번째는 해외 수입품의 물가가 올라서 같은 1달러짜리 제품이라도 이전보다 비싸게 살 수밖에 없다. 환율 상승은 완제품, 원 재료 수입에 영향을 미쳐 소비자 물가 전반을 끌어올린다.
세 번째는 경기 침체 위험이 있다. 한국은 수출을 많이 하지만 그만큼 원재료를 수입한다. 환율 상승은 수입 원재료값 상승으로 이어지며 상품 원가가 오르면 수익성이 악화된다. 그렇게 기업이 위기를 맞이하게 되면 경기 침체 가능성은 커진다.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한 시위
물가가 치솟아 생활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자 세계 각국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시민들은 물가 상승률 보다 높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다.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실질 임금이 마이너스가 되며 생활 수준이 악화하고 있어 고물가 장기화로 인한 항의 시위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6일 프랑스에서는 관제사들이 파업하며 4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미국에서는 2022년 전반기 동안에만 180건의 파업이 일어났다. 코로나19 이후 인력난 상황에 고물가·고환율· 고금리 등 3고 현상이 겹치며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노동자들의 시위가 미 국·유럽 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임금 인상·처우 개선을 요구한다. 코로나19 초기 대량 해고 이후 점차 업무가 정상화되며 근로 강도가 높아졌고, 물가 상승률 대비 임금 인상률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개도국에 이어 선진국 물가가 폭등했고 이로 인해 생활 수준이 떨어졌다. 하루빨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나서 물가가 안정화되고 세계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란다.
진선영 기자 sunyoung21@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