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수많은 일이 있었고 그때마다 많은 감정이 스쳐 지나갔지만 나의 1년을 한 단어로 말하자면 바로 두려움의 연속이다. 원래 겁이 많은 성격이지만 이번 1년은 특히 더 큰 것 같다. 미래의 불확실성, 당장의 생계, 건강 등 많은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학교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낸 이유인지 그와 관련된 고민이 가장 컸다.
코로나19로 인해 시간이 넘쳤던 것도 잠시, 2학년에 알바와 다른 활동들을 시작하면서 시간을 많이 쓰고 더불어 등하교 시간이 3시간 정도 추가되자 자연스럽게 작년보다 학업에 집중할 시간이 적어졌다. 그러다 보니 두려움이 점점 쌓여가기 시작했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시간이 없으니까 더 잠을 줄여서 해야 해’라며 끊임없이 커피를 마셨고, 잠깐을 쉬면서도 불안함이 들었다. 아무리 해도 뒤처지는 듯한 기분을 버릴 수 없었고 그때마다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그 기분을 느끼며 성적에 대한 고민이 새롭게 떠올랐다. ‘성적이 낮게 나오면 취업을 못 하는 건 아닐까?’, ‘부모님에게 만족스러운 성적을 가져다드리지 못하면 어쩌지’, ‘지금 성적이 가장 중요한 건데 너무 다른 곳에 시간을 쏟는 건 아닌가?’ 꼬리에 꼬리를 문 걱정이 나를 힘들게 했다.
또 다른 두려움은 나의 이미지에 대한 것이다. 학과의 특성상 시험 때 작품을 완성해 발표하는 수업이 많았고, 그에 따라 친구들과 학교에 밤까지 남아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저녁 10시까지 긴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친구들과 점점 편해졌고, 정제되지 않는 말과 행동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나는 실수로 좋지 않은 모습으로 내가 비춰질까봐 걱정됐다. 그래서 집에 가는 길에 매번 한 말에 대해 되짚어보고 후회하는 것이 일상이 되기 시작했다.
두려움을 극복했냐고 묻는다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여전히 나는 불안함에 떨고 있다. 누군가는 나의 두려움이 그저 걱정을 사서 하는 일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 두려움이 나쁘지 않다. 물론 그러면서도 감정 소모나 신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이 걱정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성적에 대해서 더 시간을 들여 작품을 완성하게 했고, 친구에 대해서는 행실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더 좋은 내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걱정하는 시간도 시간 낭비가 아닌가를 끊임없이 생각했다. 하지만 이 두려움 끝에서 내가 원하는 완벽한 나를 만날 수 있다고 믿을 것이다.
내가 항상 마음속에 지니는 노랫말이 있다.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우니까, 먼 훗날에 넌 지금의 널 절대로 잊지 마’ 지금은 뜨겁게 타오르는 해가 떠오르기 위한 잠시간의 추운 새벽 일 뿐이다. 해가 뜨기 전에는 모든 것에 대한 확신이 없고 두려울 수 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어도 규칙적으로 해가 뜨듯 나의 인생도 타오르는 정점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