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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운명임을 직감한 순간 - 김도희 학우(치위생학과 2)

등록일 2022년12월14일 09시00분 URL복사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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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를 처음 만나는 날, 구강건조증이 생겼다. 21년 인생 처음 소개팅을 하는 날이라 긴장되고 떨린 마음이 온몸에 긴장을 일으켰다. ‘나 지금 떨고 있니?’ 하면서 눈이 마주쳤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눈을 피하게 되고 괜히 웃고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얼굴을 확인하고 싶어 뚫어지게 쳐다봤다. 내가 입술을 만지작거리면 어느새 오빠도 입술을 만지고 있다. 자연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어색했다.

 

운명은 인연이라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돌아서 결국에는 만나게 될 사람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던 오빠를 소개받아 이름을 서로 알게 되고 만나서 인사를 했다. 처음 본 순간에 한 번에 와 닿았는데 보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오빠와 함께 있을 때 나의 얼굴이 빨개지고 여자가 되는 기분을 느껴 부끄럽다. 그대를 보면 아이처럼 수줍게 말하고 오빠도 나를 보며 바보처럼 떨리는 모습을 나는 느꼈다. ‘21년 동안 나에게 사랑이 오긴 할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살았는데 이런 날이 왔다니 믿기지 않았다. 내 인생에는 남자가 없을 줄 알았는데 운명이 아직 내게 오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는 서툰 모습일 수밖에 없다. 심장은 계속 두근거렸고 괜히 친구들과 텐션이 올라가 기분이 몽글했다. 며칠 밤 꿈속에 나타나서 밤새 나를 괴롭히고 핸드폰 진동에 자꾸 확인하고 손이 오그라드는 것 아마 사랑이 왔나보다.

 

그 사람과의 분위기와 눈빛만 보고 자연스럽게 본능으로 운명을 느낄 수 있었다. 카페 진동벨이 울리자 나는 손을 뻗어 집었고 오빠도 손을 뻗어 내 손 위에 얹었다. 오빠 손이랑 내 손이 닿았는데 그 순간 없었던 것처럼 아무 일 없었지만 집에 와서 실없는 웃음을 짓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나도 모르게 설레게 만들고 연락을 기다리게 만든다. 첫 만남에 이렇게 느낄 거라고 예상을 했던 건 아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더 떨리고 정해진 것이 없었기에 불안했다. 그를 첫눈에 운명을 직감한 순간 거부할 수 없었다.

 

정해진 운명이 있다고 말하면 우리는 모두 미래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을 알 수 없기에 공부하면서 불안하고 운명을 믿으며 살아간다. 운명을 마주했을 때를 돌이켜 보며 ‘맞아. 운명이었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타이밍과 시간을 우리가 알 수가 있을까?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내가 첫눈에 반한 순간을 알아야 한다. 그 운명을 느낀다면 너무 망설이지 말고 직진하는 것이 좋다. 고민하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 눈치 보지 않고 딴청 피우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하는 사람이 용기가 있는 것이고 사랑은 용기 있는 자에게 온다. 이유를 알 수 없어도 결국 내가 그 길이든 사람이든 무언가든 운명을 향하게 된다. 나는 오빠를 운명처럼 다가가 인연을 맺고 이 관계를 천천히 맺어가며 소중함을 잃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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