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도 잊어본 적이 없어. 어떤 증오는 그리움을 닮아서 멈출 수가 없거든” 이 대사는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더 글로리」속 명대사다. 이처럼 학교폭력은 피해자에게 잊을 수도, 씻을 수도 없는 상처를 남긴다. 학교 폭력에 관한 문제는 과거부터 수없이 언급되고 문제가 돼 왔으나 해결하기 어려운 고질적인 문제다. 더 글로리로 인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알아보자.
실화가 패러디되어 더 쓰라린 더 글로리
최근 시청자에게 가슴이 뻥 뚫리는 사이다를 선사하며 인기를 끌었던「더 글로리」를 기억하는가?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 동은의 복수극을 담은 드라마로 학교폭력으로 인해 동은의 겪는 트라우마와 복수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초반 드라마에서는 고데기를 피부에 대서 지진다거나 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동은의 과거를 통해 학교 폭력의 피해를 드러낸다. 듣기만 해도 아프고 쓰라린 장면이 놀랍게도 실제라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는 2006년 청주 고데기 사건으로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당시 여중생 3명이 같은 학교 학생을 고데기를 이용해 폭행한 사건이다. 고데기 이외에도 가해 학생이 책, 옷핀을 이용해 상처를 입혔다. 또한 흉기로 피해 학생의 가슴을 여러 차례 긁기도 했으며, 피해 학생이 돈을 가져오지 않는 날에는 무차별 폭력을 가했다.
학교폭력의 희화화 과연 정당한가?
더 글로리가 성행하며, 다양한 패러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유명한 드라마의 패러디는 많이 일어나는 일이지만, 주제가 학교폭력이라는 민감한 소재인 만큼 패러디를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많다. 문제가 된 것은 쿠팡플레이의 코미디쇼 ‘SNL 코리아 시즌3’의 패러디로 학교폭력을 희화화한 것은 또 다른 상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미디어에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쓰는 지금 세대는 미디어에 쉽게 노출되며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분별력이 부족해 또 다른 학교 폭력을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학교 폭력의 희화화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변호사의 불출석으로 인한 또 다른 상처
최근 학교폭력으로 인해 화제가 된 또 다른 사건이 있다. 이 사건에서 가해 학생은 페이스북에 피해 학생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고,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따돌렸다. 피해 학생은 어느 날 물벼락을 맞아 온몸이 젖은 채 집에 돌아오기도 했으며, 학원 화장실에서 폭행당한 적도 있었다. 결국 견디지 못한 피해 학생은 자살했고, 이에 대한 소송이 8년째 진행 중이었다. 1심에서 패소를 하고 항소를 한 상황이었는데, 법률대리인 권경애 변호사가 항소심 기일에 3차례 모두 참석하지 않아 결국 패소하고 말았다. 이에 많은 이들이 분노를 터뜨리며 안타까워했다. 학교폭력은 심각한 문제인 만큼 세상을 떠난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할 것이다.
처벌답지 않은 처벌
그렇다면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남긴 가해자는 과연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궁금하지 않은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한 서면사과’, ‘피해자 및 신고자에 대한 협박과 보복행위 금지’, ‘학교 봉사’, ‘사회 봉사’, ‘심리치료’, ‘출석 정지’, ‘학급교체’ 등의 처벌을 받는다. 이러한 처벌으로 가해자들이 반성하고 범죄율이 줄어들었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아니다. 경찰청 조사(2018~2020)에 따르면 소년범의 재범률은 평균 33%이며, 재범자 중 전과 3범 이상이 절반에 달한다. 따라서 이는 피해자가 받은 상처에 비해 약한 처벌이며 가해자의 재범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선도하는 학교전담경찰관 수는 지난해 기준 970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앞으로 학교폭력으로 인해 고통받을지도 모르는 학생들과 지금까지 억울하게 당해 아직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피해자를 위해서 강력한 처벌법 제정과 예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하원 기자 dos0212@g.shing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