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는 충청남도 태안군에 있는 섬으로 충청남도에 있는 섬 중에 가장 크다. 이곳은 화려하거나 다양한 액티비티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조용하게 사색에 잠기기 좋은 지역이다. 평소 학업이나 여러 가지 고민들로 지쳤다면 이번 기회에 안면도에 가서 편안하게 쉬다 오는 것은 어떨까?
바다 위에 떠있는 아름다운 절 ‘안면암’
안면암은 고즈넉한 산사 체험을 할 수 있는 사찰이며 역사가 오래되진 않았지만 여행자들이 필수로 방문하는 코스다. 3층으로 지어진 건축이 독특하며 단양에 있는 구인사처럼 계단으로 이어진 법당은 극락보전, 비로전, 나한전으로 연결된다. 법당을 둘러싸고 있는 야외공간에는 다양한 크기의 불상과 불탑들이 눈길을 끈다. 또한 가족단위 템플스테이도 가능하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안면암 앞에서 여우섬까지 부표로 연결되어 바다 위를 걸어 섬까지 가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교를 걷기 위해 많은 방문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밀물일 때는 다리 위가 흔들려 아슬아슬하게 여우섬까지 걸어가고 썰물인 경우엔 갯벌에 사는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물때표를 보고 싶다면 바다 타임 사이트에서 만조와 간조 시간을 확인하며 원하는 때에 부교를 건너가도록 하자.
할배·할매 바위에 깃든 가슴 아픈 전설이 있는 ‘꽃지해수욕장’
꽃지해수욕장은 5km에 이르는 백사장과 할배·할매 바위가 어우러져 바위 너머로 붉게 물드는 노을이 태안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풍광 중 최고로 꼽힌다. 예로부터 모래사장을 따라 해당화가 지천으로 피어나 꽃지라는 예쁜 이름을 얻게 됐다. 이곳에서는 조석에 따라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썰물일 때는 바닷물이 빠지고 길이 드러나 할배·할매 바위까지 걸어갈 수 있으며 조개 캐기 체험이 가능하다. 밀물인 경우에는 푸른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여기서 팁을 하나 주자면 바닥에 조개껍데기가 많아 발이 아플 수 있으니 아쿠아슈즈를 꼭 챙겨가야 한다. 꽃지해수욕장 뒤에 보이는 두 바위는 이곳의 상징인데 여기에 담긴 슬픈 전설이 있다. 신라시대 해상왕 장보고가 안면도에 기지를 뒀는데 그곳의 사령관이었던 승언과 아내 미도의 금슬이 좋았다. 그러다 어느때, 출장 간 승언이 돌아오지 않았고 남편을 기다리던 미도는 죽어서 할매바위가 되고 그 옆에 있는 큰 바위는 자연스럽게 할배 바위가 됐다. 여름이 오기 전에 아름다운 이곳에 방문해 보자.
서울과 경기도 권에서는 만나기 힘든 ‘게국지’
게국지는 태안군에서 맛볼 수 있는 향토 음식으로 게와 겉절이 김치를 넣고 육수에 끓여 먹는 것이 특징이다. 먹을 게 귀하던 시절 먹고 남은 게장을 버리기 아까워 남은 김치와 함께 끓여 먹던 것이다. 꽃게탕하고 비슷해 보이지만 일종의 변형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때 김치는 숙성시키지 않고 겉절이 채로 꽃게와 함께 끓여 먹으며 게의 감칠맛과 김치의 시원함이 어우러지면서 얼큰하게 즐길 수 있는 게 매력적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꽃게탕과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우나 맛은 전혀 다르다. 게국지는 김치찌개가 김치에 물을 부어 끓여 먹는 것과 비슷한 원리를 가지고 있는 반면 꽃게탕은 무와 함께 시원한 육수를 만든 다음 각종 양념과 게를 넣어 끓여 먹는다. 게국지는 시원한 해장국 맛이 나며 국물에 밥을 비벼 먹으면 금상첨화다. 안면도에 가서 게국지를 먹지 않았다면 안면도에 갔다 왔다고 할 수 없으니 꼭 먹고 오자!
진선영 기자 sunyoung21@g.shingu.ac.kr